“누구나 가져봤을 마음들 노래… 위안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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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져봤을 마음들 노래… 위안 됐으면”

더 소탈해져 돌아온 장기하와 얼굴들, 오늘 정규 3집 발매

  • 승인 2014-10-14 19:44
  • 신문게재 2014-10-15 8면
▲ 사진출처=장기하와 얼굴들 블로그
▲ 사진출처=장기하와 얼굴들 블로그

“그동안 항상 자연스럽게 나온 곡들을 모으면 특정한 주제가 생겼는데, 이번에는 곡을 모으고 보니 사람의 마음이었어요. 예를 들어 지고지순한 마음, 파렴치한 마음, 불안한 마음이었죠.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감정을 노래에 담으려 했어요.”(장기하)

'싸구려 커피', '별일 없이 산다', '그렇고 그런 사이' 등 발표하는 노래마다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인디를 넘어 한국 가요계 스타로 자리매김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록'과 '마음'에 초점을 맞춘 음악으로 팬의 '몸'을 움직이겠다는 포부다.

13일 오후 서울 합정동의 한 공연장에서 진행된 '장기하와 얼굴들' 정규 3집 '사람의 마음' 기자간담회에서 장기하는 “로큰롤 사운드의 기본에 충실한 앨범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복잡한 리듬이나 응용적 사운드가 전면에 나서기보다 간소한 요소가 활용된 쉬운 로큰롤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밴드는 오는 15일 0시 3집 '사람의 마음'을 발매한다. 장기하가 전곡을 작사·작곡했고 편곡은 전체 멤버가 함께했다. 이번 앨범은 2011년 6월에 발표한 정규 2집 '장기하와 얼굴들' 이후 밴드가 무려 3년4개월 만에 발매하는 신작이다.

밴드는 특히 장기하의 개성적인 가창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예전에 비해 노래 멜로디의 음높이가 높아졌다. 아무래도 공연을 많이 하니 흥이 많아져서인지 크게 부르고 싶었다”라고 변화를 설명했다. 장기하는 이어 “라디오 디제이나 연기 활동을 하면서 다양하게 말하는 방식을 연습하다보니 노래의 표정이 조금 다양해졌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을 포함해 음반에는 모두 13곡이 수록됐다. 랩과 샤우팅의 경계에서 자유자재로 줄타기하는 보컬의 매력이 여전하다. 여기에 들으면서 몸을 흔들기 좋은 흥겨운 로큰롤 리듬이 수록곡 전반의 중심을 잡는다. 마치 1960~1970년대 영미권의 록 음악이 연상된다. 특히 '사람의 마음'은 지친 목소리로 거듭 '집에 가자'고 제안하는 장기하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단출한 건반 반주로 시작해 후렴구에서 터지는 부분이 가사와 어우러져 상당한 울림을 준다.

장기하는 “매일 라디오를 진행하며 청취자에게 들은 이야기와 내가 해준 이야기가 소재가 됐다”며 “열심히 살고도 찜찜한 마음으로 귀가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오늘 할 일은 다 잘 마치셨다. 일단 주무세요'라고 말하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밴드는 지난 7일 '내 사람'을 선공개하며 가요계 복귀를 알렸다. 특히 장기하는 자신이 연출한 뮤직비디오에서 현대무용 스타일의 안무를 펼치기도 했다. 추후 공개될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도 '내 사람' 뮤직비디오의 연장선상에 있다. 쉽게 말해 같은 장면을 다르게 찍고 틀었다.

장기하는 먼저 춤의 정체에 대해 “국내 정상급 현대무용가 선생님을 사사한 것은 맞지만 내가 춘 춤은 정확히 말하면 막춤이다”라고 정의했다. “6년간 밴드를 하면서 흥이 많아져서인지 정해진 안무가 없어도 잘 노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막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혈기왕성한 신체를 영상에 담고 싶었죠.(웃음)” 그는 뮤직비디오 두편의 콘셉트에 대해서는 “똑같은 움직임을 담았는데 화면이 재생되는 속도만 변화해 다른 정서를 표현하면 멋지겠다고 생각했다”며 “타이틀곡의 쓸쓸한 정서가 잘 표현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심히 살펴보면 콤팩트디스크(CD)와 디지털 음원 사이트의 음원 배치 순서가 다르다. 타이틀곡이 CD에서는 열번째 곡이지만 음악 사이트에서는 첫 번째다. 오프라인 음반에는 '별 일 없었니'도 추가로 수록됐다.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을 들으시는 분과 CD로 들으시는 분의 듣는 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 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음반의 '주제'를 기다리지 않으시죠. 그래서 디지털은 두괄식으로 주제곡을 앞에 배치하고, CD는 후반부에 배치했죠.” 그는 이어 “CD플레이어가 거의 없어진 시대에 좋은 음질로 듣고자 CD를 사는 분들께는 안부라도 더 묻고 싶어서 감사의 의미로 인트로 곡을 넣었다”며 “사실 디지털로 음원을 듣는 것이 당연한데, CD로 듣는 분들이 이상하게 고마워서 서비스를 하고픈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밴드가 꾸려지고 활동한 지 어느새 6년이 흘렀다. 그동안 밴드로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기타의 하세가와 요헤이는 “이번 앨범에서 다른 멤버들이 아이디어를 전보다 더 많이 낸 것 같다. 각자 하고픈 부분들이 잘 표현되면서 점점 하나의 밴드가 되어가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앨범에서 가장 조심한 것은 소리를 빼는 것이었다. 소리가 하나씩 잘 들리고 질감도 더 느끼려면 소리가 비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밴드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이달 23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전주, 부산을 순회하는 전국 투어를 실시한다. 이제 곧 만날 팬들이 새로운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이길 바랄까.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든 적은 없어요. 누구나 가져봤음직한 다양한 마음을 노래에 담았으니 그저 음악을 듣고 '이런 생각은 나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게 위안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장기하)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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