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ATM 단속 안하나 못하나

시중銀 건축물 허가·신고없이 설치… 시·지자체 '규정 불명확' 이유 손놔

<속보>=대전시와 자치구가 불법 건축물로 운영 중인 시중 은행 현금자동입출기(ATM)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지역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지고있다. <본보 10월 7일자 7면·10일자 7면 보도>

신한·국민·하나·우리·기업 등 시중은행들은 빌딩과 아파트 입구 등 실외에 현금자동입출금기를 건축물 허가나 신고 없이 버젓이 설치하고 은행 입출금 영업을 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해야할 행정기관은 단속할만한 규정이 없다는 핑계로 단 한건의 단속도 하지 않고 있어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타 지역의 경우 현금자동입출금기를 건축물로 규정해 단속한 사례가 있으며, 서울의 한 자치구의 경우에는 이를 조례로 규정해 시설물로 관리하고 있다.

본보가 보도한 둔산 2동 1109번지(하나은행)를 비롯, 유성 동서대로 725(국민은행,하나은행), 월평동 북로 85(신한은행), 세이백화점 입구(기업은행) 등 외에도 시중은행들은 시내 곳곳에 무분별하게 현금자동입출금기를 불법 설치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법상 외부 현금자동입출금기는 건축물로 해당구청에 허가나 신고를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이동식(가설)건축물로 규정해 신고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를 단속을 해야할 5개 자치구는 해당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요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현금자동입출금기가 불법인지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가 불법인 것을 안 시민들은 단속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목 씨(34·둔산동)는 “평소 ATM기를 자주 이용하지만 불법건축물인지 몰랐다”며 “노점상이나 일반 가게들은 적극적으로 단속하면서 ATM기를 단속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TM기는 수수료 등 은행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아무런 규제 없이 설치한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한 구청 관계자는 “현금자동입출금기를 건축물로 볼 것인지 공공성을 고려해 시설물로 볼 것 인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는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편의시설로 민원발생이 없는데 굳이 단속이 필요하냐”고 답변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