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는 민선 6기 대전시의 최대 화두라 할 수 있다. 시정 최우선 과제와 성과의 가장 첫 페이지에는 항상 '시민 중심과 경청'이 자리한다. 그만큼 시민 참여를 위해 대전시가 선보이는 정책과 사업도 많다. 그만큼, 걱정도 많다.
시민 참여 사업 중 으뜸은 '시민행복위원회'다. 권선택 대전시장의 공약으로, 대전시는 시민행복위를 '대전형 시민참여 정책모델로 정립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서울시의 '청책(聽策) 토론회'를 비롯해 광주시의 '시민아고라 500', 충남도의 '도민정상회의' 등을 심도있게 검토했다. 각계 각층 13명으로 구성된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구성, 두 달 가까이 연구해 기본계획과 조례(안)도 마련했고 공청회도 열었다.
시민행복위는 시장과 민간위원장 2명의 공동위원장을 포함한 모두 500명(전문가 50명, 일반 450명)으로 구성된다. 임기는 2년이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100명을 한시적으로 더 모집할 수 있다. 다만 대전에 주소가 있더라도 실제 살지 않거나, 고질적인 지방세 체납자는 참여할 수 없다.
회의는 정기회 1회와 필요할 때 임시회로 진행된다. 회의 전 과정은 운영위원회를 별도로 두어 회의 안건발굴과 안건에 맞는 맞춤형 회의방식(타운 홀 미팅, 주민합의회의, 주민배심원제, 토론회) 선정, 회의 참석인원 등을 결정하도록 했다.
주로 다뤄질 안건들은 혐오시설이나 복지시설 등 자치구 간 회피하거나 유치하려는 시설에 대한 갈등조정과 대전시의 핵심사업, 시민과 전문가의 참여를 통해 합의가 필요한 사업 등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막대한 예산 낭비 등에 따른 책임 소재 논란은 검토해 봐야 할 과제다. 찬반양론으로 나눠 대립이 격화될 수 있고 핵심사업 추진과정에서 난제가 발생하면 '공동책임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보수 명예직인 '명예시장제'도 자칫 형식에 그칠 수 있다. ▲안전행정 ▲경제산업 ▲과학 ▲보건복지여성 ▲문화·체육·관광 ▲환경녹지 ▲교통건설 ▲도시주택 등 8개 분야 책임자인 '국장' 위에 분야별 '시장'을 두겠다는 것이다. 권 시장과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만나 회의도 하고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며 각종 토론회와 행사장을 찾는 등의 역할도 한다.
'내용'을 채우기 위해 임기를 6개월로 정하고 시장실 옆에 사무실도 마련하는 등 나름의 방안을 내놨지만, 명예시장의 구체적인 활동이나 성과가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명함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 1600명으로 구성한 '대전 피플' 역시 마찬가지다. 주요 시정에 대해 모바일을 통해 대전시가 빠르게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다 보니, 자칫 사안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발생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감한 사안 등을 떠넘길 수 있다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며 “다만, 시민 참여 강화는 긍정적 측면이 많아 민선 6기가 100일을 갓 넘긴 현 시점에서는 믿고 지켜보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시성 시 안전행정국장은 “대전을 사랑하는 보통 시민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들”이라며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완성도 높은 시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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