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독감접종에 보건소는 '전쟁터'… 1400명 몰린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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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독감접종에 보건소는 '전쟁터'… 1400명 몰린곳도

백신 확보량 부족이 원인

  • 승인 2014-10-08 17:52
  • 신문게재 2014-10-09 6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받으려 8일 천안시 서북구 보건소를 찾은 시민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br />연합뉴스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받으려 8일 천안시 서북구 보건소를 찾은 시민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무릎도 아픈데 한시간 이상 기다리려니 속 터져요.” “백신 떨어지면 주사 못 맞을까봐 일찍 왔는데 고생스러워요.”

지난 7일 대전시 관내 보건소들이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하자 수백여명의 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보건소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지난해 독감 백신 부족 사태 이후 이를 우려한 접종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심한 곳은 하루에 1400여명의 접종자가 몰리는 등 북새통이었다.

그나마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관내 422개 병·의원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분산이 됐지만, 기초생활 수급자들은 국비 지원으로 위탁이 불가능해 보건소를 직접 찾아야만 접종 받을 수 있다.

8일 지역 보건소 등에 따르면 동구 보건소는 7일 하루동안만 1400명의 수급자가 몰렸고, 중구 보건소는 650명, 서구 600명 등 수급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보건소들은 평소보다 30분 이상 접종을 먼저 시작하는 한편 점심시간도 없이 시행했지만 쉴틈없이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는 지난해 백신 부족 사태 이후 접종을 받지 못한 수급자들이 많았고, 올해 지역 보건소들이 전체 대상자 대비 30~40% 정도만 백신을 확보해 놓아 백신이 떨어질 때까지 '선착순' 접종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A구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무료 접종 대상자가 1만명 이상이지만 백신 확보는 4000명분만 돼 있는 상태다. 예산 자체가 30~40%만 확보되다보니 무료 접종을 받으려는 대상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황은 구마다 달라서 B구의 경우 전체 기초생활 수급자(9만9000여명) 대비 독감 백신을 3800여명분을 확보했지만, 첫날은 600여명의 접종에 그치면서 확보한 백신을 소진하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65세 이상 독감접종과 같이 집 근처 병·의원을 방문하면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지만, 기초 생활 수급자 접종에 대해서는 국가 지원 사업이고 정부 조달가로 백신을 일괄 구입해, 시행료가 별도 책정돼 있어 병원에 위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병원에게 위탁을 줄 경우 1명당 약값과 시행료 등을 포함해 1만5000원 정도를 지급해야 하지만, 보건소에서는 조달 백신가로 1명당 7500원 정도의 예산으로 접종이 가능하다”며 “해마다 한꺼번에 몰리면서 민원이 폭주하고 문의가 이어지지만 해결할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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