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형' 이주여성 중개… 무너지는 다문화 가정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번개형' 이주여성 중개… 무너지는 다문화 가정

천안 가출신고 건수 매년 증가세… 무분별한 주선 결혼 파탄 악순환

  • 승인 2014-10-08 17:45
  • 신문게재 2014-10-09 2면
  • 천안=김경동 기자천안=김경동 기자
결혼 이주여성들의 무단 가출에 따른 가정 붕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 바탕에는 결혼중계업체들의 무분별한 중개가 원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서북 지역내 발생한 국내외 18세 이상 총 여성 가출 신고건수는 총 52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2년 165건, 2013년 204건, 2014년 현재 153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결혼 이주여성 가출 신고 건수는 2012년 15건(9.09%)에서 2013년 23건(11%)으로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현재 결혼 이주여성 가출 신고 건수는 15건(9.8%)으로 경찰은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결혼이주여성의 가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찰이 최근 3년간 결혼 이주여성의 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출자의 80% 이상이 이혼을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후 여성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해 강제 출국당하거나 자진 출국해 가정이 산산조각 난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들 역시 결혼파탄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물론 마음의 상처를 받는 등 가정파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경찰이 지난달 1일부터 한 달여간 지역시민들이 이용한 국제결혼업체를 48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남성 1인당 결혼 비용은 최소 800만 원에서 최대 4000만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3~4일 일정으로 해당 국가를 방문해 호텔방에서 수 십 명의 여성을 세워두고 지목하는 일명 '초이스' 방식으로 중개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중개 방식의 문제점은 배우자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이뤄지다 보니 서로에 대한 충분한 교감이나 이해를 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결국 이주여성들이 결혼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가출을 감행하고 이혼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2012년 9월께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대한 법률 일부를 개정하면서 '배우자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를 처벌하는 벌칙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업체들이 시간상의 이유와 관행 등을 핑계로 이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윤연한 센터장은 “최근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해외서 배우자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는 만큼 결혼중개업체에 대한 도덕성과 책임감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며 “무분별한 중개로 인한 결혼파탄의 악순환이 이뤄지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엄정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안=김경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