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도 못받은 대전현충원 청소원

상이군경회 3년간 월 90만원 수준 지급 “단순 계산착오”… 보훈청 관리소홀 빈축

국립공원 대전현충원 내 청소업무 근로자들이 지난 수년간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월급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민주노총 대전일반지부에 따르면 대전현충원은 조경 및 청소업무를 국가보훈처 산하 법정단체인 상이군경회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현충원 내 쓰레기 수거와 청소, 조경을 관리하는 근로자 10명은 상이군경회 조경사업소 소속으로 매년 계약을 갱신하며 근로하고 있다.

문제는 국가 중요시설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최소 지난 3년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아왔고, 이를 관리감독할 대전현충원과 보훈청은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급여명세서를 통해 확인한 대전현충원 내 청소근로자 A(57·여)씨의 올해 월 급여는 기본급 93만여원이었고, 또다른 청소 근로자 B씨 역시 기본급 93만원 수준이었다. 현재 국가가 정하는 최저임금은 월 108만원 수준으로 현충원 내 청소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은 이에 상당히 못미치는 셈이다.

이는 근로자들은 보훈청이 상이군경회에 업무를 위탁할 때 책정한 미화원 기본급 118만원보다 적게 받아온 것이다. 또 현충일과 추석 등 현충원에 방문객 많을 때 인력 100명을 더 고용할 수 있는 인건비가 매년 지원됐지만, 이게 어떻게 집행됐는지 현충원 차원의 사후감독이 없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충원내 청소와 조경관리를 위탁받은 상이군경회가 근로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수년간 지급했어도 보훈청과 현충원이 이를 몰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이군경회 측은 “주휴수당 등 법정 최저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에 착오가 있어 그보다 낮게 지급됐다”며 “문제가 확인돼 지난달부터 최저임금 이상의 정상적인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