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고교평준화' 통과는 했는데…

도교육청, 도의회 문제지적에 원론적 주장만 정책성공 확고한 계획 세워야

천안 고교평준화 정책의 성공을 위해 교육청의 확실한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7일 충남도의회 및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전날 제274회 도의회 정례회 2차 회의에서 '충청남도교육감이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관련 안에 대해서만 5시간 동안 고성을 내며 논의한 끝에 오후 9시30분 무기명 투표를 통해서다. 오는 13일 본회의만 통과하면 김지철 도교육감의 역점정책인 고교평준화가 첫발을 내딛게 되지만, 코앞에 닥친 본회의는 물론이고, 성공적인 평준화 시행을 위해서는 교육청의 체계적인 계획과 노력, 일부에서 우려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제시가 필수다. 이날 찬·반을 막론하고 교육위는 우려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이 없는 교육청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평준화 시행이 아산에 미치는 부작용이나 천안을 비롯한 충남교육의 하향평준화, 우수학생 타 지역 유출,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예산확보 노력 미흡 등 지난 회기때 지적한 사항에 대해 도교육청은 이번회의에도 대안을 들고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이날 교육위의 질의에 인권이나 학교 서열화에 대한 원론적 대답만 이어갔다. 심지어는 아산지역 문제는 원래 있던 문제라는 대답도 나왔고, 대안제시를 못한 조직에 대한 자조도 참관한 직원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평준화 해놓고 특별반, 심화학습반, 우등반 등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별도로 모아 관리하는 반을 만들면 비평준화 때보다 더한 열등감과 갈등이 교정에 싹튼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아산지역 학교부족 등의 현상을 막기 위해 단순히 아산고와 아산여고 등 공립학교의 학급 수를 늘린다는 것도 교육정책에 역행한다는 평이다.

현재 학교들은 학급 수나 학생 수를 줄이는 추세고, 한 학급 늘어난 학교는 교사의 업무과중 등으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도 생각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지난 회기 이후 아산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것은 물론, 설명회나 설득 노력도 없었다는 교육위의 지적을 받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산은 공교롭게도 전국적으로 신입생이 늘어나는 시기와 겹쳐 문제가 더 커 보이지만, 도교육청 내부에서 로드맵을 정해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본회의를 통과하면 종합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