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연금 법인부담금 학교에 떠넘기기 '여전'

대전·충남 사립대 25곳 작년 66.38%만 지불

사립대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의 상당액이 학교에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을 학교에 전가한 법인들 중 상당수가 전가한 금액보다 많은 이월금을 남긴 것으로 나타나는 등 법인 부담금을 학교에 전가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의당 정진후(비례)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2013년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승인 및 납부현황 등의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전국 262곳의 사립대학 법인들이 납부해야 하는 사학연금은 2991억원이었으나 이중 법인은 1972억원만 납부하고, 나머지 1018억원은 학교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충남의 25개 4년제 대학과 일반 대학의 경우 283억6000만원 가운데 법인은 188억2600만원만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법인들이 납부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법인부담금을 학교부담금으로 전가했지만 법인들의 이월금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3년 사립대학법인들이 법인일반회계에서 차기로 이월한 금액은 5549억원으로 법인들이 학교에 부담시킨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1018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권 대학들 역시 법인 일반 회계에서 차기로 이월한 금액은 1138억원으로 법인 부담금의 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법인들의 이월금 대부분이 이월 사유가 불분명한 기타 이월금으로 나타나 법인 부담금을 학교에 전가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학별로는 신성대의 경우 학교가 4억1400만원을 부담했는데 법인에서는 두배 가까이 많은 8억1400만원이 이월됐고, 한국영상대학교는 1억8800만원을 학교에서 부담했지만 법인은 5배 가까이 많은 9억200만원이 이월됐다.

목원대는 학교부담 승인금액이 0원이지만 6억500만원이나 학교가 부담하면서 6억500만원이 승인위반 금액으로 적발됐다. 천안의 벽성 대학 역시 학교부담승인금액은 0원이지만 6800만원을 학교가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사학법인의 무분별한 법인부담금 전가를 막기 위해 승인제도를 도입했지만, 승인의 기준과 위반에 대한 처벌이 모호하다”며 “승인시 법인이월금의 규모 등에 대해서 검토하고, 승인 위반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통해 법인의 의무를 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