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소요되는 사업 대부분에 대전시비가 투입되는 반면, 제대로 된 국비 지원사업은 사실상 없을 정도다. 대전시 고위간부와 산하기관장들조차 공개적인 자리에서 비판할 만큼, 말들이 많다.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본부장 한선희)는 6일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 확대간부회에서 2014~2018년 대전-대덕특구 상생협력사업 5개년 계획 주제발표를 했다.
5개년 계획은 40년간 30조원이 투자됐음에도 여전히 대덕특구와 대전시민과의 거리감, 지역기업에 대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노하우와 기술사업화 지원 부족 등 지역경제 기여도가 미흡하다는 비판에 따라 구상됐다. 대전시장과 출연연 기관장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뼈대를 세우고 실무진들이 살을 붙인 것으로, 10대 추진과제, 22개 단위사업으로 구성됐다.
22개 단위 사업 중 예산이 수반되는 건 모두 14개 사업이다. 시민창조제작실 공간 지원(31억 4000만원), 가칭 대전시민 참여 테스트베드센터(8억원), 과학기술인 재능 기부와 인문학 강좌 제공(22억 7000만원), 연구기관 '타슈' 무인대여소 설치(11억 1000만원), 지역기업 해외시장 진출 지원(35억원), 기업 수요 맞춤형 기술지원 체계 구축(15억원), 지역사회 문제 해결형 R&D 사업 추진(23억원) 등이다.
또 시민ㆍ과학기술인 아이디어 융합 사업화 공간 마련(12억 8000만원), 사이언스 축제를 세계적인 종합 과학박람회로 육성(80억원), 주니어닥터 확대(8억원), 고교ㆍ대학 연계 과학프로그램 운영(8억원), 대덕특구 과학마을 축제(2억 7000만원) 등도 있다. 여기에다, 국비와 시비가 대거 투입되는 과학기술인을 위한 복지콤플렉스 구축(300억원)과 복합커뮤니티 센터 조성(650억원)도 단위 사업이다. 총 예산만 1207억 7000만원인 대규모 중장기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대전시만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4개 사업 중 출연연 예산을 포함해 국비가 투입되는 건 6개 사업뿐이다. 특히 이 중 계획만 세운 채 요청하지 않은 과학기술인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국비 450억원, 시비 200억원))과 복지콤플렉스 구축(300억원) 등 불확실한 사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비가 지원되는 건 4개 사업(시민창조제작실 공간 지원 2억원, 시민ㆍ과학기술인 아이디어 융합 사업화 공간 마련 7억원, 주니어닥터 확대 4억원, 과학마을축제 7000만원)에 모두 11억 70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업은 모두 전액 시비(446억원)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논란이 불거졌다. 확대간부회의에서 조소연 기획관리실장은 “구체적인 비전이 없고 전체적으로 공급자(시) 중심의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전의진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은 “상생방안이 과연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한 뒤, “우리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회의만 하지 효과는 거의 없다. 6∼7년 동안 공조해 왔지만, 사실 출연연과는 제대로 된 게 없다”고 말했다.
정낙영 경제통상진흥원장은 “대덕특구 출연연들은 모두 정부부처 산하 기관이라 우리와 소통이 안 된다”며 “특구진흥재단은 행정기관에 불과해 소통을 위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전체를 볼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선택 시장은 “(상생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며 대덕특구와 원도심활성화 연계 등 추가 방안을 주문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