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내 머릿속 악마의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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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삽시다]내 머릿속 악마의 침투

영상진단 직경 5㎜도 95% 이상 잡아내 경과따라 수술·방사선·약물법 등 실시

  • 승인 2014-10-06 14:21
  • 신문게재 2014-10-07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뇌종양

▲ 김종현 건양대병원 신경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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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현 건양대병원 신경외과교수
호텔에서 일하는 32세 김씨(여)는 어느날 얼굴 근육이 당기는 증상이 나타났다. 최근 업무량이 많아 야근이 잦아 피곤해서 생긴 증상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말투도 어눌해지더니 결국 반신마비 증상까지 생겼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김씨는 의사로부터 '뇌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얘길 듣게 되었다.

뇌종양은 종양이 생긴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지만 가벼운 증세로부터 차츰 중증으로 가는 진행형인 것이 특징이다. 뇌종양이 발병하는 연령도 아기로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특히 40~50대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뇌종양에 대해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김종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과 증상은 무엇=뇌종양은 두개골 내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뇌종양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는데 원발성 뇌종양과 전이성 뇌종양이다. 원발성은 뇌와 뇌구조물 내의 세포로부터 시작되는 것을 말하며, 전이성은 다른 부분으로부터 전이돼 발생하는 것이다.

뇌종양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 뇌종양이 잘 발생되는 몇가지 유전적, 환경적 위험인자가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에게서는 특정한 위험인자를 찾을 수 없다. 뇌종양의 발생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인자들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특정 환자에게는 왜 뇌종양이 발생하였는지를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으로는 종양이 커지면서 뇌압이 상승해 두통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뇌의 특정부위가 눌리면 언어장애, 마비,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뇌 피질을 자극하여 간질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정확해진 뇌종양 진단=병력과 신경학적 소견에 대한 일반적 진찰 후에 뇌종양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CT나 MRI 등의 영상진단검사를 하게 된다. 최근에는 직경 5mm 정도의 종양도 95% 이상의 정확도로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MRI장비의 발전으로 종양세포의 다양성, 종양의 혈류량, 종양의 대사 등을 측정하여 수술 전 종양의 특성에 대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영상진단검사 소견만으로는 종양의 종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조직학적 진단을 위해서는 수술에 의하여 조직을 얻어 검사하는 것이 거의 필수적이다.

수술 등의 향후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하여 혈관조영술 등의 검사를 필요에 따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뇌종양의 치료방법= 뇌종양의 주요 치료방법에는 수술, 방사선 치료, 방사선 수술, 약물치료 등이 있고 이와 같은 방법을 동시에 병합하여 치료할 수도 있다.

수술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치료방법이다. 수술의 목적은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종양 조직을 얻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종양 자체를 가능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종양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서 전신마취 후 두개골을 열어 수술현미경을 이용하여 정밀하게 종양을 제거하게 된다. 종양이 뇌의 깊은 부위에 있을 때에는 특수한 틀을 머리에 부착하고, 이를 기준으로 정확히 계산된 위치에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수술을 결정하고 예후를 판단하며, 어떤 방법을 이용하여 수술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고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의과학의 발달로 최근에는 최소한의 부위만을 절개하여 실수 없이 수술을 하고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첨단 영상유도장치와 내시경 수술도구 등 다양한 장치들이 개발되어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하여 정상뇌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이 뇌종양을 제거하는 기술이 발달되어, 뇌하수체종양이나 전방부 뇌기저부 종양(수막종, 두개인두종 등)을 경비강-경접형동 접근법으로 큰 합병증 없이 수술할 수 있게 되었다.

본인의 경험으로도, 수술 시행한 뇌하수체 종양 약 1500례 중 95% 정도를 내시경을 이용한 경비강 접근법으로 수술하였고, 수술성적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

방사선 치료는 악성종양일 경우나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종양을 치료하는데에 쓰인다. 드물게는 방사선치료만을 단독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대개 수술 2~3주 후부터 치료를 시작하며 방사선을 조사하는 양과 기간은 종양의 종류, 환자의 연령 등에 따라 결정된다. 특수한 방사선 치료 기법의 하나로 종양 부위에 방사선동위원소를 수술적으로 삽입하여 보다 확실한 치료효과를 얻기도 한다.

방사선 수술은 최근 두 개 내 병변의 치료에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정상 뇌 조직을 피하여 일시에 병변 부위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해야 하므로 특수한 방사선 조사장비와 치료기법을 필요로 한다.

방사선 수술을 위한 장비로는 사이버나이프와 감마나이프 등이 있는데 치료의 기본 원리는 같으며 임상적인 치료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현재는 뇌동정맥 기형, 청신경 종양, 수술이 어려운 위치의 양성종양, 뇌전이암, 전신마취 수술이 힘든 환자에게 흔히 이용된다.

일부 악성 종양은 수술, 방사선 치료 등과 병합하여 약물 치료를 한다. 종양세포를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투여하며, 대개 근육이나 정맥주사로 약물을 투여한다. 항암제(뇌의 악성교종의 경우 '테모달'이 대표적)와 함께 신생혈관 억제제(아바스틴)를 병행 투여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가 많이 있다.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김종현 교수는 “다른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뇌종양의 경우도 조기에 진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즉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하며, 또 치료가 끝난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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