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감금은 무죄?… 기소조차 안돼

수년간 장소 제공한 건물주도 법망서 빠져나가

<속보>=대전에서 감금과 강제에 의한 성매매가 이뤄졌다며 피해여성들이 시민사회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사건이 단순 성매매알선으로 종결돼 반발을 사고 있다.

피해 여성들이 주장한 감금과 감시 그리고 반인권적인 처우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단계서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수년간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 역시 아무런 처벌이 없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매매 여성이 피해여성으로 인정돼 제도적 구제를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확보한 부산지방법원의 대전 안마시술소 판결문을 보면 성매매 여성들이 주장한 강요와 감시에 대한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다.

부산지법은 판결문에서 유성 A안마시술소는 2011년 4월부터 3년간 3층에 밀실 5개과 객실 3개, 4층에 안마객실 10개, 5층에 객실 7개를 차려 놓고 성매매 행위가 벌어졌다는 혐의를 사실로 확인해줬다.

또 이 기간에 안마시술소는 주사아줌마로 불리는 비의료인을 통해 여성들에게 항생제와 비타민제 등을 수시로 주사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 안마시술소 종업원과 손님 그리고 자금을 총괄한 업주 김모(44)씨는 2010년 1월 성매매알선 등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 외에 처벌 10여회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이를 통해 안마시술소 관계자 3명에게 성매매알선으로 집행유예형을 선고하고 업주 김씨에 대해 8억400만원 추징을 결정했다.

하지만, 피해여성들과 시민단체가 제기했던 감금과 강요에 의한 성매매는 검찰 단계서 기소조차 되지 않아 지방법원에서도 성매매알선으로 종결되고 말았다.

또 수년간 성매매업소로 전락한 퇴폐 안마시술소에 장소를 제공하고 임대료를 받은 빌딩 소유주도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역시 기소되지 않았다.

결국, 계단은 철문으로 막혀 있고, 엘리베이터는 카운터에서 통제됐으며 15개의 CCTV로 감시되던 안마시술소 내 여성들은 피해를 공개적으로 호소하고도 제도적 구제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부산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관계자는 “사법당국이 성매매 피해여성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피해를 구제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판결”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