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겪고도… '안전불감증' 안 고치나 못 고치나

체험관광버스 운전기사 음주 충격 관리허술 지입차량 악순환 끊어야

세월호 참사 이후 아직도 학생 단체이동에 대한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체험학습 관광버스 운전기사가 음주로 적발됐을 뿐더러 관광버스업체 구조상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8시 10분께 대덕구 A초등학교 앞에서 체험학습 관광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100일에 해당하는 수치인 0.055%로 측정됐다.

즉각 해당 학교는 관광버스업체에 조치해 음주단속에 적발된 기사 대신 다른 기사를 배치해 일단 체험학습에 나섰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학생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체험학습 차량 기사의 음주사실이 적발되면서 지역 학부모들의 걱정은 더 커졌다.

한 학부모는 “학교장과 교사들을 믿고 단체 활동에 자녀를 보내는 것인데도 이렇게 불안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냐”며 “관리가 이 정도면 앞으로는 체험학습은 절대 보내지 않겠다”며 불안을 표했다.

이미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8월 현장체험학습 운영에 대한 매뉴얼을 일선 학교에 배포했으며 경찰의 도움을 받아 체험학습 출발 전 운전기사의 음주 여부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번 적발이 지역 내 첫 체험학습 전 음주 적발이지만 근절시키기가 어렵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다. 관광버스업체의 경우, 상당수 지입 차량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법인 소유의 차량이 아닌, 운전기사가 자신의 차량을 회사에 등록해 영업을 하는 방식이다. 이렇다보니 운전기사에 대한 업체의 관리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일부 관광버스업체에서는 안전교육을 한다지만 형식적인 교육에 그쳐 실질적인 안전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체의 안전관리 대책을 정부가 나서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진다. 음주운전 사례가 적발된 업체나 운전기사에 대해 벌점을 적용시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적절한 관광버스 업체에 대해 학교별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취우선에 놓고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