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원 보령 |
유치신청이 알려진 다음 날 보령시청 앞에는 시민단체의 반대 표명이 펼쳐졌고 바로 대천관광협회를 중심으로 찬성 입장이 이어졌다.
유치반대 측은 보령시민의 도박중독으로 인한 가정파탄과 유치장소 인근의 학교교육을 해친다는 이유 및 개설 중인 타 지역을 보면 보령시가 내놓은 유치 이유는 헛된 망상이라며 반대한다.
찬성 측의 주장은 해마다 감소하는 관광객으로 지역경제가 침체됐으니 화상경마장 유치로 돌파구를 찾고, 나아가 문제의 용지를 매각하면 빚도 갚을 수 있으며 고용창출과 인접지구의 파생적 분양 및 발전·세수입까지도 내다 볼 수 있다며 시의 유치신청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찬·반의 주장이 팽팽해지면서 물러 설 수 없는 자존심 문제로 커가자 세 키우기에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데 우려를 낳고 있다.
대천관광협회를 주축으로 한 찬성측은 회원과 찬성 시민을 중심으로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무실 준비에 들어가며 집회를 준비 중이고, 반대측도 반대추진위원회의 이름으로 대규모 집회를 통해 시민의 입장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찬성이든 반대든 판단은 의식 있는 자유시민의 몫이며 그 결정은 비밀이 보장 될 때 동의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를 무시한 동의 요구로 기본을 무너뜨린 현장이 배움의 현장 학교에서 드러남에 어안이 벙벙하다.
지난 2일 오후 보령의 한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유치반대 서명지를 돌리고 서명에 동참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다가 한 시간여 만에 유치반대에 동의하는 분만 서명지를 보내라며 한 발 후퇴했다. 학부모의 항의를 받은 듯 했다.
학교에 자식을 맡긴 부모의 입장은 동의서에 자녀의 이름이 기록됨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유치반대에 동의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식의 동의 요구는 강요나 마찬가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학부모들의 심리를 알고 문자를 보냈다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기에 마음이 답답하다. 다만, 화상경마장이 가져 올 교육환경을 염려해서였다면 다행이나 동의를 구함에 신중을 구했어야 함이 옳다.
누구든지 자기의 의사를 피력해서 동의를 얻을 수는 있겠으나 시장의 행정집행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사표시의 숫자가 모아져야 할 일이라면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입장표명 동의를 요청한 사항은 부적절 했다. 생각이 다른 동의의 합계는 이번 사안에선 숫자놀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찬성과 반대에 선 모든 이들이 생각은 나뉘었지만 보령을 걱정해서 나선 이들이기에 보령의 미래는 밝다. 이들을 하나로 모아 보령을 위해 열정을 쏟게 하는 일이 김동일 보령시장이 헤쳐 나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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