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문숙 취재3부 |
경북은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대덕특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분원을 포항에 유치한 것에 이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으로 건립 중인 중이온가속기와 포항공대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운영센터, 포항공대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사업단 통합에 열을 올렸다.
이 통합의 발판을 마련한 법안은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 으로 포항공대가 방사광가속기의 소유권을 국가에 이전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이 법안은 민의원 대표발의이지만 발의에 참여한 의원 1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명(이철우, 서상기, 이병석 등)이 대구ㆍ경북ㆍ부산지역구 의원임을 감안할 경우, 방사광가속기의 IBS 통합 의도에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또 지난해 12월 대구지역 의원들의 '쪽지예산'으로 국회 예결위원회에 상정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구분원(유전체연구원) 설계비 예산 반영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확산, 반대 여론으로 무산됐다.
대덕특구 내 각 출연연구기관들의 분원 및 센터 설치는 이명박 정부 이후 17개로 가속화되고 있다. 출연연 분원 설치를 위한 기준은 어느 지자체가 최대 특혜를 제안하느냐와 해당 지역에 힘있는 정치인이 있느냐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연, ETRI, 기계연, 한의학연 등의 분원이 설치된 대구시의 경우 지자체의 무상부지 제공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다각적인 유치 노력으로 성사됐다. 분원 설립이 완료돼 가동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연구 인력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다반사다.
지난 2001년 광주 광산업 육성을 위해 설치한 ETRI 광통신 연구센터의 경우 당시 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출연연의 분원 추진이 당초 취지대로 지역 분권 및 균형개발이라는 중장기 계획 아래 진행되지 못하고 정치권과 지자체의 이해에 따라 이뤄진다는 것도 문제다.
대덕특구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원천기지로서 미래먹거리 창출이라는 미션을 아래 조성됐으나 현재는 영·호남지역 정치권으로 쪼개지고 있는 셈이다.
출연연 분원의 원칙을 정하고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로드맵과 연계해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돼야한다는 점을 정치권에서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