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취업제한제 적발 O건?

정부 부실점검 '도마'… 실제론 3년간 어린이집 등 142건

아동과 청소년들을 성범죄자로부터 보호하겠다며 시행된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가 정부의 부실한 점검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황인자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7월 14일부터 25일까지 시행한 올해 1차 성범죄 경력자 취업제한 합동점검 결과, 취업제한 사업장에서 성범죄자가 적발된 건수는 0건이었다.

여가부는 전국의 성범죄자 취업제한 사업장이 총 50만여 곳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으나, 이중 교육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지자체 등이 참여한 정부합동점검 대상 사업장은 단 28개에 불과했다.

결국, 취업제한 대상 사업장 중 0.0056%만을 별도의 기준 없이 임의로 선정, 점검한 뒤 '합동점검'이라며 결과를 발표한 셈이다.

그러나 성범죄자 취업제한 대상 사업장에서 성범죄 경력자를 채용해 적발된 사례는 빈번하다.

교육부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이 공개한 성범죄 경력조회 위반 현황을 보면,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학원, 개인과외, 초·중·고등학교, 관리사무소 경비원,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병원, 체육시설, 청소년활동시설, 가정방문 학습지 교사 등 다양한 직종에서 성범죄자를 채용해 적발된 사례가 총 142건이나 된다.

이는 정부의 '합동점검'의 대상 사업장 선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일각에서는 정부 부처들이 모범 사업장을 미리 점검 대상으로 선정해 형식적으로만 점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아동·청소년 또는 성인 대상 성범죄자가 형이 확정된 이후 10년 동안 학교나 학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황인자 의원은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은 만큼경찰과 검찰의 공조를 통한 보호관찰과 밀착지도감독이 중요하다”며 “사후감독에 치중하기보다는 아동·청소년들이 성범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해 생활 위해요인을 차단하고, 사회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