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의 자사고 확대 지정은 없을 것”이라며 “자사고에 대한 장단점이 있지만 설립 취지에 맞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설 교육감은 또 “자사고가 일반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자사고로 인해 일반고가 마이너스가 되는 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설 교육감의 의지는 정부의 교육 단순화 기조와 일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사고는 지난 MB 정부의 산물로 당시 고교 다양화에 초점이 맞춰졌던 만큼 자사고 지정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 대학입시 단순화 기조로 방향을 선회해 고교 다양화보다는 기존 일반고 과정의 역량 강화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일반고보다 3배나 비싼 자사고 등록금에 대한 학부모들의 부정적인 인식까지 자사고 필요성에 회의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이같은 비싼 등록금과 더불어 자사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집중된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까지 빚고 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고교 유형별 목적사업비 지원 현황(2011~2013년) 자료에서 자사고는 9억1000만원의 학교당 지원액을 받은 반면, 사립 일반고는 8억6000만원으로 5000만원을 덜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등록금을 일반고보다 많이 받는 대신 정부 지원금을 덜 받겠다는 자사고의 기본 설립취지에도 맞지 않아 교육수요자들의 배신감만 더 키우고 있다. 한 학부모는 “자사고에 입학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닌데, 정부가 자사고에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괜히 일반고 학생들에게 열등의식만 조장하는 것 같아 굳이 자사고를 늘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율형사립고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닌, 교육과정을 보다 자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다만, 최근 들어 일반고에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유도하는 분위기여서 자사고를 확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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