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9월29·30일자 7면, 10월1일자 1면 보도>
경제·시민단체 및 전문가들은 최근 대전의 일부 기업들이 성장함에 따라 확장·이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저렴한 산업용지를 찾아 인근지역으로 유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걱정하면서, 대전시의 기업지원 및 경제활성화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우선 대전상공회의소는 지역 기업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대전상의는 기업 유출 증가에 대해 “지자체에서는 신규개발을 통해 기업수요에 맞는 산업용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노후화된 산업단지의 재생사업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등 기업들의 '탈 대전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경제 전문가 및 대전경실련 역시 대전시 행정의 개선을 촉구했다.
신천식 대전충청미래포럼 대표는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는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하는데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대전은 공장용지도 없고, 장기적인 비전도 부족하다”면서 “기업지원을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드는 등 대전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현재는 시에서 공장부지 등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으로, 기업 입주가 가능한 특별단지 공급 등의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며 “기존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있어, 시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책과 함께 기업 성장 여건조성 등이 절실하다”고 개선점을 요구했다.
대전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직원들의 출·퇴근 문제, 기업의 브랜드 가치, 외부 거래처의 회사 방문 등을 고려할 때 사업장이 대전에 있는 것이 좋다”면서 “다양한 혜택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주어진다면 힘들여 대전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기업지원을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창구 대전시 경제산업국장은 “지역 기업들이 다양한 지원책에 대해 잘 몰라서 혜택을 못보는 경우가 있어, 시에서는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 기업지원 시책과 사업계획 등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갖고 있다. 기업인들의 반응도 좋다”면서 “더불어 민선 6기 4년 동안 기업을 공무원이 1대1로 전담하는 '기업도우미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전지역 기업 유출현상에 대해 경제적인 논리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장이 필요한 제조업체들은 땅값이 저렴한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일로, 대전시로써도 어쩔 수 없다. 시를 탓할 일은 아니다”면서 “대신, 대전시는 하이테크 첨단산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전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상장기업인 영보화학(청원)을 비롯해 진미식품(괴산), 장충동왕족발(청원), 길산스틸(계룡), 맥스(금산), 동양강철(논산), 삼영기계(공주), 미래생활(세종) 등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들이 이미 대전을 떠났거나, 대전 외 지역에 사업장을 증축했다. 더불어 대덕밸리 내 벤처기업 이텍산업과 대전 향토기업 타이어뱅크 등도 향후 세종시로의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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