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여원을 투입해 전시실 리모델링과 상설 전시실을 만든지 1년이 채 안됐고, 올해 1월에는 조례안 개정을 통해 대전시립박물관 산하 근현대사 전시관으로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상태여서 근시안적인 시의 행정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30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칭 '도시재생본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도시재생본부는 도시재생 업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대전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대전만의 도시재생과 원도심 활성화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원도심 활성화 사업 대부분이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만큼 소프트웨어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권선택 시장의 공약에서 이같은 계획이 출발했다.
이를 위해 시가 내세운 방안은 학예연구사를 확보해 문화재생 담당으로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방안이다. 문화재생 담당의 학예연구사를 확보하면서 옛 충남도청사를 중심으로 대전근현대사 전시관 운영은 물론 근대문화예술 특구, 철도 문화유산, 관사촌, 도청사 리노베이션 등의 업무를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전근현대사 전시관에는 1명의 학예사가 있고, 대전시립박물관 산하 역사박물관과 선사박물관을 모두 포함해 6명의 학예 연구사가 배치된 상태다.
문제는 대전근현대사 전시관 운영이 학예연구사 한명의 역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전시립박물관 산하의 유물지원과 기획 지원 등 전문가 조직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도시재생본부가 대전근현대사 전시관 운영을 맡을 경우 본부 조직 내에 전문가 지원이 없는 한 전시실 운영은 불투명 하다. 더욱이 근현대사 전시관은 기획전시실이 무려 3곳이나 있어 시립박물관의 지원이 없으면 사실상 전시실 운영이 불가능하다.
옛 충남도청사는 등록문화재로 문화재 보존과 활용이라는 명제를 던졌을때 박물관 활용이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온바 있고, 이미 대전시립박물관이 도청사 본청 박물관 활용을 위한 용역 계획도 세운 상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대전 근현대사 전시관도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학예 연구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조직자체와 조례안을 바꾸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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