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안 호수공원 부지 '생활대책용지 분양권 1장 2000만원'

있지도 않은데 벌써 수천만원 호가 '과열 양상' 원주민 토지보상 악영향·영농손실 우려

<속보>=대전 도안 호수공원 예정지에 존재하지도 않는 생활대책용지 분양권(일명 생활딱지)이 벌써부터 거래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주민들은 농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토지보상이 내년 4월 이전에 이뤄질 수 있기를 바라지만, 이 때문에 또다시 지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월 서구 도안과 유성 원신흥동 농경지 일원이 갑천지구 친수구역으로 지정되고 이달 말 토지보상을 위한 지장물조사가 예정되면서 호수공원 예정지 생활대책용지 분양권이 수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농경지 현장에는 원주민 생활대책용지 분양권을 거래하려는 중개소까지 생겼다.

생활대책용지는 개발에 따른 피해보상 차원에서 이주할 원주민들에게 택지지구 내 상가용지 우선분양권을 공급하는 것이다.

때문에 도안 농경지 현장에는 “생활딱지 1장에 2000만원”이라며 일반인들에게 생활대책용지 거래를 안내하거나, 농민들에게 매매를 유도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호수공원 예정지에 생활대책용지가 얼마나 누구에게 공급될지 결정되지 않아 피해가 우려된다.

친수구역법에서는 생활대책용지 공급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없어, 대전시는 부산이 비슷한 사업에서 공급한 사례를 검토하는 단계다.

이 와중에 호수공원 예정지 현장에서는 생활대책용지가 토지주와 임차농에게 각각 26.4㎡(8평)~19.8㎡(6평)씩 공급된다는 소문이 나돌고, 이를 기반으로 존재하지 않은 권리가 거래되는 셈이다. 생활대책용지 공급 대상자가 아니거나 이중거래될 위험이 있고 조건이 바뀌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친수구역법에서도 생활대책용지가 공급될 수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로 결정된 게 없다”며 “지장물에 대한 보상은 지난 1월 고시 때 촬영한 사진자료 등이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원주민들은 이같은 과열 움직임에 토지보상과 영농손실보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오이와 토마토 등을 농사짓는 농민들은 새로운 농토를 구해 생계를 이어가려면, 내년 봄까지 현실적 보상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호수공원 보상대책위 관계자는 “다른 땅을 구해 농사를 이어가려면 내년 4월 전에 보상절차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과열된 상황에서 보상가가 적정하게 제시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