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과 관련된 대전시의 소극적인 대처가 대표적인 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사업확장을 위해 투자비용이 적고 사업하기 좋은 곳을 찾아 하나둘씩 대전을 떠나고 있는 형국이다.
30일 대전시 및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대전산업단지는 지난 2009년 대구, 부산, 전주지역의 노후산단과 함께, 정부의 재정비사업 시범산단으로 선정됨에 따라, 향후 산단 내 도로와 녹지 등 기반시설을 확충한 최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대전산단은 올해 연말까지 재생사업 시행계획이 마무리될 예정으로, 전주와 함께 진행속도가 가장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경제계의 숙원사업인 재생사업의 착수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그러나 재생사업 실무전담 공무원(1명) 수만 봐도 대전시는 느긋한 모습이다. 실제 사업속도가 비슷한 전주시의 경우 재생사업 담당계장이 따로 있고, 실무담당자 2명 등 총 3명이 재생사업에 관여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주의 경우 대전산단보다 사업규모가 크게 작은데도 실무자 수를 보면 대전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 대구시도 전담계장 1명에 실무자만 무려 5명으로 재생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사업이 언제 진행될지도 모르는 부산시의 경우도 재생사업 전담 공무원이 2명에 이른다.
현재 대전산단 내(1ㆍ2공단)에 상주하고 있는 기업은 약 200개이며, 산단 주변지역까지 포함하면 약 600개(소상공인 포함)에 달하고 있다. 대전시 재생사업 전담 공무원은 산단 기업과 대화동 주민들의 재생사업 관련 민원(상담 및 문의)도 해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대전산단 대표기업인 삼영기계(주)는 지난 2012년 하반기 공주로 이전했고, (주)동양강철도 2012년 6월 논산시와 대규모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오는 2017년까지 총 32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의 알루미늄 생산기지를 논산에 구축할 계획이다. 동양강철은 본사의 논산 이전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덕밸리 내 우량벤처기업 이텍산업(주)은 내년 하반기 세종시 이전을, 대전의 중견기업 타이어뱅크(주)는 오는 2016년 세종시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업들이 사업장을 이전하게 되면, 우선 대전시는 취득세ㆍ등록세 등 지방세가 줄면서 세수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역경제 위축현상으로 번지게 된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재생사업과 관련해 국비 확보 등 나름대로 다방면에서 노력해 왔다. 그러나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보니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산단 기업인과 토지소유자, 거주자 등과의 갈등도 많았다. 시의 소극적인 대처는 아니다. 타 시범사업 지역에 비해 대전이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은 최소의 비용을 투자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영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좀 더 저렴한 부지 등을 찾아 기업이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와 관련해 지자체도 떠나는 기업을 탓해서는 안된다. 기업이 떠나기 전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지원을 하면 타지역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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