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 등 오랫동안 특정 업무만 담당해 온 소수 직렬을 시작으로, 행정직 등 전체로 확대해 '썩은 물'을 갈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구 간 원활한 인사교류를 통해 일하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파견제도 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와 자치구 간 인사교류(5~8급)는 매년 전입시험을 거쳐 이뤄지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 동구에서 41명, 중구 24명, 서구 41명, 유성구 13명, 대덕구 35명 등 모두 154명이 대전시로 전입했다. 올해에도 동구 47명, 중구 33명, 서구 56명, 유성구 19명, 대덕구 43명 등 모두 198명이 대전시로 전입하는 등 2년간 모두 352명의 자치구 공무원이 시에 배속됐다.
언뜻 보면 상당히 활발한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가장 '젊은 피'인 7급을 제외한 나머지는 시험응시자가 미달이다. 실제, 2013~2014년 사이 대전시로 전입한 자치구 공무원 중 7급은 112명으로 시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5급이 19명으로 가장 낮고 6급(111명)과 8급(110명) 등은 적지 않은 인원이지만 전입시험 경쟁률은 7급보다 낮다. 그나마 자치구 8급 공무원은 시청에서 신규 채용되는 9급과 맞교환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7급 제외하고 나머지는 자신만 희망하면 충분히 대전시로 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원자가 없다. 기술직 등 소수 직렬이나 한 구청에서 20~30년씩 근무한 공무원들이 '새로운 곳'인 대전시로의 전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와 자치구 간 교류가 이렇다 보니 자치구와 자치구 간 인사교류도 전무한 실정이다.
한 구청 공무원은 “시로 전출을 가도 승진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익숙한 곳에서 하던 일을 하는 게 좋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파견제도를 꺼낸 것도 매너리즘(mannerism:타성)에 빠져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을 없애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강제성을 부여해서라도 당장 가능한 직렬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구청장에 따라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필요성에 합의한 후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