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누리과정 보육비, 결단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누리과정 보육비, 결단 필요하다

  • 승인 2014-09-29 18:15
  • 신문게재 2014-09-30 17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 대상의 '누리과정'에 허점이 많다. 2015년도 정부 예산안에 누리과정 예산은 0원이다. 교육청이 늘어난 누리과정 지원 부담으로 휘청거리게 생겼다. 이상한 것은 또 있다. “지방교육재정이 파단 직전에 몰렸다”고 할 만큼 예산만 잔뜩 짊어진 교육청에 교육ㆍ보육을 관리 권한이 없다는 점이다. 정상으로 보이지 않고 부자연스럽다.

지금으로서는 누리과정에 대한 국고 지원을 늘리는 게 거의 유일무이한 해결책이다. 시ㆍ도교육감들이 예산 편성을 거부할 의사까지 밝혔던 것은 자체 예산 확보에 발버둥쳐도 어려운 까닭이다. 누리과정이 대통령 공약 사항임은 덮어두고라도, 그 비현실성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해당 보육기관에 아동 1명당 매달 22만원을 지원하는 제도가 잘못됐다기보다 운용이 잘못되고 있다.

누리과정이 처음 도입된 2년 전보다 올해 예산이 4배 안팎으로 뛰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예산 일부 부담을 안 하게 되는 내년은 3세 과정의 예산이 3배 가량 증가한다는 보도다. 128만 영유아 보육료 지급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추가 재원을 정부가 마련해주는 게 순리다. 예산 100%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전액 부담하는 것은 생각할수록 무리다.

다른 사정을 감안해도 교육부가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누리과정 예산 2조2000억원 중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발행해 갚지 못한 지방채 규모가 지난해말 3조원에다 올해는 1조4862원이 추가될 전망이 나온다. 예산 부족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를 잘못 전망한 것도 한몫을 했다. 지자체에서 일부 연령 영유아에 대한 일부 보육비를 지원하고 있다지만, 교육청을 실질적인 관리ㆍ감독 주체가 아닌 지원부서처럼 만들어놓는 것은 달리 해결할 문제라고 본다.

아무리 공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라도 지방교육재정 위기를 자초하면서까지 할 수는 없다. 이른바 '유보통합'이라는 대전제가 있더라도 국조보조금 증액, 교육예산 내국세 비율 상향 조정 등의 합당한 대책부터 내놓았어야 한다.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교육청은 돈가뭄으로 명예퇴직마저 받아주지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 예산과 집행을 둘러싼 잡음이 더 커지면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교부금법상 교육기관 아닌 어린이집 예산까지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교육청이 지원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 가장 효율적인 해법은 국비 지원이다. 극한적인 예산 지급 파행 사태가 오지 않게 지금이라도 대책을 서두르면 아직 늦지 않았다. 교육 격차 해소도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산 편성 보이콧 움직임까지 나온 배경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