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국무총리 비서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정 총리는 지난해 3월5일 세종시 소재 총리 공관에 전입신고를 마친 바 있다. 이후 지난 7월말까지 해외 일정을 제외한 전체 숙박 395일 중 262일(73%)을 서울공관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세종공관 숙박일은 97일(27%)이고, 이중 평일은 70일(17.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입신고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면서 체류의지를 강하게 표출했고, 중앙 공무원의 이정주율 확대를 수시로 주문한 모습과 대조되는 흐름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외빈 접견 또는 주요 행사 등의 세종시 개최를 당부하는 한편, 지난 3월 국무회의와 국가정책조정회의 등 외빈 행사의 세종시 진행을 주문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취임 후 행사는 서울공관 86건, 세종공관 19건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행사는 대부분 국정 홍보와 국정 현안 의견수렴, 차관단 간담회 등으로, 세종 개최가 어려운 모임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이 같은 현주소에 비춰볼 때, 별도 집무실과 회의실을 갖춘 속 서울공관 566억원 및 총리공관 384억원 등 모두 950억원의 국가재산 낭비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한해 유지비용도 지난해 기준 서울 8억7000만원, 세종 6억3000만원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월 한국행정연구원에 의뢰해 수행한 '서울공관의 효율적 활용방안' 용역에 2200만원을 들인 점도 낭비사례로 들었다. 총리 본인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에서다.
김기식 의원은 “서울 등 수도권서 출퇴근 또는 자비로 주거공간을 마련한 일선 공무원과 달리, 정 총리는 현재 국가재산을 갖고 사치를 누리고 있다”며 “서울공관 유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종공관의 적극적 활용 모범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도 비판의 목소리를 거들고 나섰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국무총리조차 불가피한 업무를 핑계로 세종시에 머무르지 않는데, 고위 공무원과 일선 공무원이 세종시에 안착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앞으로도 서울 일정을 고수하려 한다면, 세종청사 퇴거가 마땅하다. 세종시 정상 추진에 역행하는 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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