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지방대 출신 채용에 인색한 것은 직무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가 아니어서도 아니다. 서울 및 수도권에 대한 취업 정보접근성이 떨어져 그런 것만도 아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의 지방인재 추천채용제나 목표제, 지방인재 쿼터제를 잘 안 지키고 있어서다. 능력 중심에서 스펙 중심으로 채용문화가 안 바뀐 탓도 있으리라 본다. 공공기관은 기업 채용을 선도하고 유도하는 기능을 생각하면 아쉽다.
더구나 지방인재의 취업 기회 확대는 국정 기조인 스펙사회 초월과도 상당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도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권고를 무시한 셈이다. 대전은 비수도권 중 가장 많은 25개 공공기관이 소재하면서도 11개 기관이 30% 미만이라고 한다. 공기업이 지방에 있을 때, 해당 지역 거주자나 지방대 졸업자를 일정 비율 우선 채용한다는 규정은 있으나마나다.
현행 방식대로 간다면 우선 채용 공략에 대한 지방대생의 차별화된 전략은 말뿐이라 해도 할 말 없게 생겼다. 지방대생이 취업에 유리한 공공기관이 되려면 채용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내지 공공기관 정상화와 보조를 맞추면서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들은 채용방식 개선안을 스스로 정비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방대생에게 지역 소재 공공기관에 주목하라고 떠들어봐야 '쇠 귀에 경 읽기' 식이다. 지역 소재 공공기관에 주목하라, 우선 채용 기업을 공략하라고 말하긴 힘들 듯하다. 지방 살리기용 최소한의 장치는 무시되고, 이 같은 전형 및 채용 할당에 대해 수도권 대학 역차별로 비판받으면서 결과가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나온 이유는 뻔하다. 그것은 지방대 육성과 지방 살리기를 위한 장치의 최소한이라는 인식의 결핍에 있다.
지역별 채용 비율 추천제는 공무원 시험을 봐도 사정이 낫지 않다.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책으로 지방대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은 실정을 모르는 소리다. 운용이 뭔가 잘못된 지방인재 채용률을 높이도록 제도 보완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지방 살리기 차원에서 기존 제도를 보완해 할당 문호를 넓혀 '기회의 통로'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관련 조례안을 마련하든지 정 안 되면 강행규정을 두어서라도 정착시켜야 할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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