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대결만 아니라 지역 시당과 국회의원들도 성명전을 펼치거나 상대를 지적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거는 등 논쟁의 전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 측은 정부의 예산안과 세제 개편을 '서민 증세'라고 주장하는 한편, 새누리당은 야권의 주장은 사실을 가린 '왜곡 행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대전시당은 25일 “정부가 부자 감세로 인한 부족한 세수를 메우고자 서민의 세금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진당은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득층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경제 활성화와 관련이 없고, 고소득층이 소비하지 않는 이유는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진당은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 ▲다주택자 임대소득 비과세 ▲가업 상속 공제확대 등을 대표적 '부자감세'라고 지정한 뒤 “정부가 서민들에게는 담뱃세·주민세를 인상, 부자감세의 부족분을 메우려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통진당은 “경제활성화를 원한다면 여유가 있는 계층에서 세금을 더 걷고 그 돈으로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도 최근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대폭인상, 서민증세는 안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대전시내 일원에 게시하며 정부의 세제개편을 비판했다.
또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도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담배값 인상이 아니라 담뱃세 인상”이라고 지적한 뒤 “짜장면에 개별소비세 부과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가관인 것은 매년 당 주장으로 반영되온 경로당 냉난방비 예산 603억원이 전액 삭감됐다”며 “선거에 야당이 지고 선거가 당장 없으면 이렇게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야권 측의 움직임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몰두하다 민생을 외면한다는 지역내 비판 여론을 상쇄하고, 국회가 정상화될 경우, 국정감사를 비롯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중앙당과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야당의 서민증세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직접적인 대응에 나섰다. 야당 주장이 힘입을 경우,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들의 입지가 실추될 수 있고, 이는 밑바닥 민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에서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지난 24일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에 대해 “어르신들을 우롱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이 지난 22~23일 게이트볼 대회와 농촌지도자연합회 등의 행사에 참석해 수백 명의 어르신 앞에서 '올해 정부 예산안에 매년 30만 원씩 지원되던 경로당 난방비가 전액 삭감됐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살리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는 사실은 전혀 다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이어 “정부와 여당은 지난 2일 당정협의회를 통해 경로당 냉·난방비는 예산 관련법령상 정부 예산안에 편성할 수 없어 추후 국회에서 계상키로 했고, 이를 보도자료로 배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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