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는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우가 커갈수록 건우를 업고 병원을 전전긍긍하는 엄마는 힘이 든다. 일주일만 재활치료를 받지 못해도 몸이 틀어지는 건우를 바라만 보는 엄마의 마음은 무너진다. 건우는 유치원도 학교에도 갈 수 없다. 중증장애아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중단할 수 없어 학교를 갈 수 없다.
다행히 내년부터 건양대학교병원에 중증장애아를 위한 병원학교가 생겨 치료와 교육이 가능해졌지만, 입원기간이 6개월로 정해져 있어 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대전지역 장애인 부모들과 시민들이 건우와 같은 중증장애아동들이 재활치료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전어린이재활병원'을 만들기 위한 시민추진모임을 제안하고 나섰다.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어린이재활병원을 설립하자는 취지다.
대전장애인부모회는 25일 오후 2시 대전시청에서 '대전어린이재활병원 시민추진모임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어린이재활병원은 장애어린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면서 교육과 케어가 병행되는 병원을 말한다. 이 병원에서는 재활치료를 기본으로 하면서 소아청소년과, 소아치과, 소아신경정신과가 함께 있어 이동하기 어려운 장애어린이가 한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병원내 특수학교가 있어 치료를 중단하지 않으면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이런 어린이 재활병원이 국내에는 아직 하나도 없는 상태다. 일본에는 200여개나 있지만 국내에 어린이 재활병원이 없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대전의 장애아 가족들은 이 문제를 안고 장애아와 함께 거리로 나왔다. 대전 어린이 재활병원 시민추진모임은 시민모임 제안과 1000명의 시민위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9일에는 대전어린이 재활병원 시민추진모임 발족식과 함께 걷기대회도 열고, 사랑의 저금통 나눔행사 등도 가질 예정이다.
장애인 부모회 관계자는 “어린이 재활병원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돈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이런 병원 설립에 공감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적은 돈이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이 만들어낸다. 대전시민이 어린이재활병원의 홍보자이자 설립자가 돼달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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