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발전총량에서 원전 비중 1%를 조금 넘어선 중국이 원전 건설을 서두르는 것은 전력 생산 부족에도 있지만 전체 대륙의 15%를 뒤덮는 스모그 등 대기오염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산사태나 지진에 취약한 수력발전을 대체할 에너지 대안으로 원전을 꼽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이 계획대로 모두 완성되면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많은 나라와 마주하는 우리가 문제다. 국가 간 모니터링 등 정부와 충남도의 대책을 지금 촉구하는 것은 결코 기우일 수 없다.
올해부터 추진에 들어간 상황에서 보면 실제 가동에 앞서 지금부터 대비해도 전혀 이른 것은 아니다. 국내로 부는 바람 방향이나 강도는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겪을 만큼 겪어 긴 설명을 요하지 않는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충남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직접 또는 간접영향권에 들 방사능 오염 상황은 기존 대기오염과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핵무기 기술은 중국이 최고 수준일지 몰라도 원전 운영과 관리 면에서는 걸음마 단계다. 현재 운전 중이거나 건설 중,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인 원전을 합하면 최대 220기 이상의 원전이 들어서게 된다. 중국 남부에서 동해안을 따라 산둥성을 거쳐 북한 인근까지 거대한 띠를 이룬다. 원전사고라도 나면 어찌 될지 지도만 봐도 아찔하다.
연안 전체가 원전으로 뒤덮인 중국 동부와 마주보는 충남도 등에 미칠 직ㆍ간접 피해는 불가피할뿐더러 막대하다. 편서풍 기류에 실린 방사성 물질이 막바로 들이치는 것을 가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경제, 환경 문제 등의 리스크를 이유로 내륙 건설을 피한 중국은 2020년까지 100기 확대를 목표로 한다. 목표대로 추진된다면 6년 후 중국은 미국, 프랑스에 이은 원전 대국이 된다. 정부와 충남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전이 있거나 추가로 들어설 다롄, 옌타이, 칭다오 인근은 특히 황사가 국내로 오는 길목이다.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고라도 터지면 그 방사능을 누가 뒤집어쓸지는 명백하다. 원전 운영 경험이 18년차인 중국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정확한 자료조차 공개하지 않는 중국에 자치단체인 충남도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버거운 일임이 분명하다. 정부가 나서 국가 간 공조 또는 국제원자력기구 등 관련기구의 모니터링을 서둘러야 할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