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단통법에서 휴대폰 보조금 중 제조사의 판매장려금과 이동통신사의 지원금을 분리해 공개하는 '분리공시안'을 포함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보조금 분리공시제는 시장에 풀리는 보조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사가 신규가입자에게 주는 보조금과 제조사가 주는 보조금을 분리 공시해 알려주는 방안이다.
그동안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소비자가 보조금 출처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이동통신업계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며 제도 도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분리공시제가 제외됨에 따라 단통법 취지가 퇴색하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의 약발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단말기 제조업체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 단말기 가격과 장려금을 알 길이 없고, 결국 싼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통업계의 보조금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말기 유통법'이 실제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분리공시제가 꼭 필요하다며 도입에 찬성해왔던 이동통신사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분리공시가 ▲이통사 공정 경쟁 ▲가계통신비 인하 ▲이용자 차별 해소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분리공시안이 제외되면서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요금 할인율을 산정하기 어렵게 됐다”며 “소비자들이 보조금의 구조에 대해 투명하게 알수있는 기회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적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단통법 도입 취지가 투명한 시장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인데, 이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며 “투명한 시장 환경 조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