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각 당 원내대표들은 23일 협상 보다는 상대측의 정세 파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는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을 향해 통일된 협상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고, 새정치연합은 여당과의 협상 전에 새 세월호 유족 대책위와의 공감대 형성을 우선시하는 탓이다.
우선, 새누리당은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분리해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는 동시에 유족들로부터 거부당한 세월호법 재합의안에 대한 당론을 확정해야만 협상이 진척될 수 있다는 견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대 당 원내대표의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협상이 잘되겠나 하는 걱정도 있다”며 “(국회 의사일정 진행과 세월호법 협상을 분리해) '투 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협상 파트너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임기가 한시적이며 당내 구성원들의 전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 주체 자격에 의문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에 박영선 원내대표는 24일 새로 구성된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 대표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차례의 협상안에 강한 불만과 반대입장을 토로한 대책위였던 만큼, 3차 협상을 위해 사전에 새 대책위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만남 한번으로 여당을 상대로 한 협상의 기본 틀이 만들어질 지는 미지수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 측의 26일 국회 본회의 개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정세균 비상대책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26일 이전 (본회의) 개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여야 대치가 사태가 앞으로 계속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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