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를 아시나요]염전 - 소와 황금의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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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를 아시나요]염전 - 소와 황금의 밭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 승인 2014-09-23 13:39
  • 신문게재 2014-09-24 17면
  •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도심을 벗어나 들길에 들어서면 연초록과 연노랑이 넘실거리면서 풍요로운 결실을 기약하고 있다. 코스모스는 어김없이 가을을 맞이하고 있고 들국화도 그윽한 향기를 뽐내고 있다. 형형색색 어우러진 가을 향기는 모진 비바람을 이겨낸 향기라서 더욱 향기롭다.

가을 향기 사이로 겨울 채비를 위해 심어 놓은 배추와 무의 어린 싹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 때쯤이면 가을 김장에 쓸 소금을 준비하기도 한다. 요즈음은 절임 배추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추 절이는 일부터 집안에서 모두 하였다. 배추를 절이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소금이었다. 소금을 준비하여 몇 해씩 묵혀 간수를 빼내면서 쓰곤 하였다. 소금에서 빼낸 간수는 두부를 만들어 먹을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소금이라는 말은 집안의 부를 상징하는 소와 황금을 합친 말이라고 한다. 소금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물질 간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소나 황금보다도 더 귀중하다는 뜻에서 둘을 합쳐 부르게 된 것이라 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짐승들은 소금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소금을 짐승들의 내장에서 섭취를 하다가 산속에 있는 암염을 파서 쓰게 되고 바닷가에서는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만들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소금은 음식물을 발효시키거나 보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음식물을 저장하는데 소금에 절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에 음식물 보존제로서는 소금이 으뜸이라고 한다. 가마솥이 생겨나면서 가마솥에 갯벌 흙 사이를 통과한 무기물이 풍부한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만들다가 1907년경에 염전에서 소금물을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이 처음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천일염은 갯벌을 평평하게 하고 두렁을 쳐서 여러 개의 밭을 만들고 바닷물을 가두어서 햇볕에 증발시켜 염도가 높아진 바닷물을 차례차례 경사진 밭으로 옮기면서 염도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바닷물을 빗물을 막기 위해 만든 지붕 아래에 만들어진 물구덩이에 모았다가 다시 마지막 밭에 퍼 올려서 증발시키면 소금 꽃이 일면서 소금결정이 만들어 지는데, 이 소금결정을 고무래로 모은 것이 바로 천일염이이다.

고무래질을 할 때는 갯벌 흙이 섞이지 않도록 긁어모으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처음 생산한 천일염은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에 이 물기를 몇 해 동안 서서히 빼면 고급 천일염이 만들어진다.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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