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行)은 자축거릴 척(彳)에 겨우 디딜 촉(亍)을 짝지은 글자이다. 사람이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움직여 다닌다는 데서 “행하다”, “다니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춘추시대 제나라에 안영이라는 능력 있는 재상이 있었다. 안영은 군주의 과실을 주저 없이 간언하여 경공이 그를 크게 아꼈다. 그러나 안영이 죽자 아첨 하는 신하들이 있을 뿐 직언하는 신하들은 없었다. 경공은 자신의 과오를 지적하는 말을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해 크게 상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현장이라는 신하가 찾아왔다. 그는 경공에게 “지금 대신들은 대왕을 칭송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들의 행태는 시시각각 몸의 색깔을 변화시키는 벌레와도 같습니다. 이를 경계하십시오” 하고 간언했다. 오랜만에 충언을 들은 경공은 그에게 생선 50수레의 포상을 내렸다. 그러나 현장은 “예전에 안영은 임금께서 내려주신 포상을 절대 받지 않았습니다. 윗사람이 하는 대로 아랫사람은 본받습니다(上行下效). 제가 지금 포상을 받는다면 아첨하는 자들의 욕심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하고 포상을 사양했다.
이때부터 상행하효는 “윗사람이 하는 행동을 아랫사람이 본받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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