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문숙 경제 |
취임식 직후 본보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 원장은 “첫날부터 지각했는데…”라며 말을 아꼈다. IBS 일부 구성원들은 7개월만에 맞이하는 새로운 수장의 취임식장을 찾았지만 좌석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마이크 사정도 좋지 않아 취임식내내 뒷좌석에 앉은 직원들은 '안 들리는데'라는 말을 되뇌었다.
이날 취임식 풍경이 과학벨트의 현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공약이었던 과학벨트는 당시 5조 2000억원이라는 단군 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과학벨트는 관련 특별법 통과부터 입지선정, 부지매입비, 연구단 선정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과학벨트는 이명박 정부에서 세종시 수정안과 맞물려 정치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특별법 통과만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난 2011년 확정된 기본계획에는 완공시기가 2017년으로 명시됐지만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지난해 과학벨트 기본계획을 변경, 완공시기를 2년 늦춰 2019년으로 확정했다. 기본계획변경 몇 달 후인 지난 9일에는 완공시기를 또 다시 2년 지연시켜 2021년으로 발표, 당초 계획보다 완공시기가 4년 미뤄진 셈이다.
입지 발표에는 특별법에 없었던 '연합 캠퍼스'가 등장, 입지 선정 탈락지역인 대구·경북·울산의 'DUP 연합 캠퍼스'와 광주의 'GIST 캠퍼스' 구축으로 수백억원 예산이 배정됐다.
과학벨트 또 다른 중심축인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도 포항공대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운영센터,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사업단과 통합해 가속기연구소 설립안을 내놓아 '정치 입김 센 지역과 나눠먹기식'으로 퇴색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김두철 원장의 첫 출근은 지각이었지만, 과학벨트를 이끌어가는데는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기본원칙에 충실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성장시키는데 주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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