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4개 국립대학 지난해 기성회비로 공공요금 썼다

750억 정부지원 부족분 충당… 재학생 불만 커

지난해 대전·충남 4개 국립대에서 공공요금 등 750억여 원을 학생들로부터 거둬들인 기성회비로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 기성회비 징수와 관련, 사법부가 2심까지 불법이라고 결론낸 가운데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해당 학교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정의당 정진후 국회의원이 전국 국립대 38개교의 기성회 회계 및 일반회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충남대는 지난해 정부 지원 부족분에 대해 기성회회계에서 364억8700만원을 빼내 메웠다. 세부적으로는 일반직 교직원 인건비성 경비가 205억19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자산적 지출 84억4500만원, 시간강사료 44억6800만원, 공공요금 30억5600만원 등이다.

공주대는 인건비성 경비 109억1500만원, 자산적 지출 87억9800만원, 공공요금 33억5200만원, 시간강사료 14억3700만원 등 245억200만원을 기성회 회계에서 부담했다.

이밖에 한밭대와 공주교대도 정부 지원 부족분 각각 112억3800만원과 31억5000만원을 기성회 회계에서 해결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6224억1900만원 등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모두 2조5213억3300만원에 달했다.

국립대는 정부가 인건비, 운영비, 시설 확충비 등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대부분 국립대의 경우 학생 주머니로부터 걷은 기성회비로 정부지원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모 국립대에 다닌다는 A씨는 “2심까지 기성회비 징수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어 최종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작 정부가 부담해야 할 부분에 기성회비가 쓰인다는 현실이 어이가 없다”고 불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