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안마·알선사이트로… 주택가 삼킨 검은 유혹들

대전 1400곳 성업 도심 곳곳 뿌리내려…알선·구매자 구속 0.7% 솜방망이 처벌 법집행 강화하고 수익구조 고리 끊어야

● 성매매방지법 10년 변화와 도전- 중. 신변종 행태 여전

#지난 5월 부산경찰이 피해여성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입건한 대전 유성 퇴폐 안마시술소 알선업자 김모(44)씨 등 3명은 이달 초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당시 안마시술소 계단은 철문으로 막혔고 엘리베이터는 카운터에서 조작해야 움직일 수 있었으며, 피해 여성들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선불금을 미끼로 업소 여러 곳을 옮겨다녔다는 진술과 정황이 나왔으나 부산지검은 성매매 '비자발적 성매매'를 혐의에 적용하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부산지법에서 성매매알선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고, 피해 여성의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 여성인권지원센터 산림 관계자는 “쇠창살로 여성들을 가둬야만 성매매여성을 강요에 의한 비자발적 피해자로 볼 것인가”라며 “성매매여성을 억압하고 강제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폭력에 눈을 감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성매매방지법을 계기로 눈에 보이는 집결지는 해체됐지만, '오피'또는 '안마'로 불리는 음성적 성매매행위는 주택가를 더욱 파고들었다.

특히, 성매매 구매남에 대한 관대한 처분과 외형적 폭력이나 감금으로 강요에 기준삼는 제도에서는 성매매를 통해 이윤을 얻는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성매매가 이뤄지는 무대는 과거 집결지에서 주택가 원룸과 오피스텔 그리고 유흥업소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대전여성인권상담소 '느티나무'가 잠정 집계한 지역 내 성매매 관련업소는 모두 1400여개로 집결지가 아니었던 유성 봉명동과 서구 둔상동 등에 대부분 위치하고 있었다.

대전경찰이 올해 8월 말까지 성매매업소 92곳을 단속해 처벌했는데 이중 전통형 집결지는 극히 드물고 오피스텔이 39건(4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단란유흥업소(15%), 마사지업소(14%), 숙박업소(7.6%)순으로 성매매 무대가 주택가와 유흥업소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전여성인권상담소 '느티나무'가 집계한 성매매 피해여성 상담에서도 집결지에 있다는 성매매여성의 상담은 전체의 11.2% 수준이었고, 유흥주점에 종사하는 여성이 전체 상담의 64.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회원 10만명에게 성매매정보를 제공하고 알선한 인터넷 불법 사이트가 지난달 대전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성매매는 음지로 숨어 들었지만, 이에 대한 법 집행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국정감사의 전국 성매매발생 및 단속현황을 봐도 성매매 알선자나 구매자가 매년 2만여명씩 검거되나 구속률은 0.7%였고, 기소율도 10% 남짓이었다. 그나마 성매매구매자 대부분은 재범방지교육(존스쿨) 16시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가 대부분이다.

특히, 성매매방지법에서는 위계, 위력 이에 준하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을 피해자로 보고 채권 무효 등 구제하고 있으나, 성매매여성의 자발·비자발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다.

때문에 여전히 성매매여성이 알선업자에 불법적인 선불금, 대여금 등으로 억압받고 강요를 받아도 비자발적 성매매 피해자로 인정받기는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연대 공동대표는 “성매매사법의 기소율 중 구속률은 1%도 되지 않고 기소율도 낮아 단속하는 경찰도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성매매 법집행의 확실성을 높여야 묻혀있던 여성 피해자가 밖으로 나올 수 있고 수익구조를 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