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보령화력 직원들과 경찰 등에 따르면 며칠 전부터 보령화력 출입문에서 부당해고 철회와 복직을 주장하며 천막을 설치하고 항의하던 근로자 2명이 이날 오전 7시께 신보령화학 1, 2호기 발전기 사이 150m 굴뚝 꼭대기에 올라섰다.
이들은 보령화력의 협력업체 직원들로 자신들이 얼마 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업체는 55명의 직원을 고용해 신보령화력의 탱크로리 연결 작업을 해 왔으며 공정이 80%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용접작업 등의 업무를 맡은 직원 9명에게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해고된 근로자들은 민주노총 소속으로 해고 전 일주일에 1회 정도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집회를 열었는데, 이 집회와 해고 과정을 두고 각자 해석이 다르다.
해고 근로자 측은 “그동안 모였던 것은 근로자들의 근무여건 개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전달하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공정이 남았는데도 일방적으로 해고하고 신규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평소 민노총 활동을 아니꼽게 봤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일부 근로자들은 보령화력에서 일을 하면서 민노총 소속에서 한국노총 소속으로 옮기기도 했다.
하지만 보령화력과 하청업체 측은 “노조활동은 아무런 관련이 없고 해고가 아니라 계약이 만료된 것”이라며 “현재 남은 공정은 계약종료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공정이기 때문에 재관용접사 5명을 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오후까지도 굴뚝 위에서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근로자들은 내려오지 않은 채 고공농성을 계속했으며, 당진과 태안 등 충남 각지의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800여명은 대형버스 15대 등을 이용해 신보령화학 현장으로 모였다.
민노총은 향후 집회를 이어나갈지에 대해 고려하고 있으며, 경찰은 이날 집회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들을 연행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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