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재원 구조의 과도한 비율로 재정파탄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예고된다.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지방행정공제회 10층 대회의실에서 15개 회장단 실무 담당자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복지비 증가로 인한 열악해진 자치단체의 재정 상황을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증명할 방법 찾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기초연금을 비롯해 양육수당, 장애인수당, 기초생활보장, 영유아보육 등 5대 복지사업의 재원구조가 중앙정부 70%, 지방정부 30%인 만큼 불합리한 비율을 바로잡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더구나 올해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30%의 5대 복지사업비가 무려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자칫 재정파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는 25일에는 대전지역 5개 구청장으로 구성된 구청장협의회가 회의를 연다. 대전지역 자치구의 경우를 보더라도 강제적인 복지비 부담이 커 재정형편이 좋지 않은 상태이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지난번 복지비 지원을 요구하는 성명서 이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자치구는 복지비로 상당수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지역을 키울 수 있는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구청장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오는 29일 열리는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 회의에 제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방소비세 인상 등 지방 세수비율을 올려줬다는 정부의 인식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정부 대책에 따라 지방 복지 재원이 늘어난 만큼 지자체의 기초연금에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구정태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은 “전국 세수에서 국가는 80%를 가져가는 반면, 세출은 40%밖에 안돼 지자체의 재정적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복지비 재원의 비율을 정부 90%, 지자체 10%까지는 변경해야 그나마 지자체의 재정난이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226개 지자체장들로 구성된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는 지난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비 부담이 커질 때 복지비 지급을 하지 못하는 '복지 디폴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