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자치구에 따르면 5개 자치구의 부족재원은 직원 인건비 244억원, 청소대행사업비 390억원, 국시비보조사업 576억원, 기타 477억원 등 모두 1687억원에 달한다. 자치구별로 동구 592억원, 중구 387억원, 서구 343억원, 유성구 129억원, 대덕구 236억원 등이다. 연말까지 지역별 현안사업을 처리해야 하지만 부족한 예산 탓에 자치구의 각 사업부서별로 사업에 따른 우선순위 정하기가 한창이다.
한 자치구는 부서별 예산을 추경예산에 넣기 위해 앞서 현안사업을 추려가며 타 부서 대비 예산 비율을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사업규모가 적은 부서에서는 중요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자치구는 예산 배정 자체를 사업부서가 아닌, 예산부서에서 일괄적으로 정하려는 분위기다. 사업에 대한 부서별 수요에 따른 예산 배정보다는 부족한 재정여건상 자체적으로 우선순위를 먼저 정한다는 얘기다.
한 구청 직원은 “연말까지 잘 이끌어가야 할 사업이 많고 필요한 예산도 많지만 일괄적으로 정하게 되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예산이 적게 배정되면 그 만큼만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불평했다.
이런 가운데 서구는 의회파행을 겪으면서 추경예산 심사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추경예산 심사를 정례회를 통해 결정해야 하지만 서구의회가 원구성을 마무리짓지 못해 자칫 추경예산 심사가 다음달 이후로 넘겨질 상황이다.
예년 대비 사업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예산의 사용처까지 정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치구의 사업을 내년으로 미뤄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치구에서는 구청장의 공약사업을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어 그동안에 진행됐던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가 어렵게 됐다.
자치구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정부와 시의 다각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지만 일단 현실성이 있는 사업을 조속히 마쳐야 한다고 본다”며 “예산 배정에 사업부서별로 불만은 생길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재정난을 극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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