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선발 법정기준 외면… 지방대 육성법 '유명무실'

로스쿨 11곳중 3곳만…강제력 없는 법조항에 외면… 인센티브 등 대책 필요

지역 우수 인재를 우선 선발하기 위한 지방대육성법이 올해 첫 시행됐지만, 대부분 지역대가 법정 기준 준수를 외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제력 없는 법조항 탓으로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방대육성법에는 지방대 로스쿨, 의ㆍ치ㆍ한의학전문대학원 입학자의 경우 해당 지역 소재 대학졸업자를 전체 모집인원의 20%(강원권 및 제주권 10%) 이상 선발토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유기홍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자 현황'에 따르면 지방대 로스쿨 11곳 중 법정기준을 넘어 지역인재를 선발한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충청권 거점 국립대 2곳 역시 법정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충남대의 경우 전체 입학자 106명 가운데 해당지역 대학 출신자는 3.8%(4명)에 불과했다. 특히 충남대 로스쿨은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 비율(83%)이 지방대 로스쿨 11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충북대 로스쿨 역시 전체 입학자 75명 중 9.3%(7명)에 그쳤다. 의학전문대학원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충남대 의전원 입학자 110명 중 지역대 졸업자가 12.7%(14명)에 그쳐 법정기준에 미달했다.충북대 의전원의 경우 올 입학자 24명 가운데 지역대 졸업자는 4.2%(1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역대의 지방대육성법 외면 현상은 2016년 의학계열 지역인재 모집인원 현황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 법에는 지방대 의ㆍ치ㆍ한ㆍ약대는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가 전체 입학자의 30%(강원 및 제주권 15%) 이상 선발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대전대 한의예과 24%, 순천향대 의예과 20.6%, 을지대 의예과 18.2% 등으로 법정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양대(49%), 충남대(30%), 충북대(48.6%) 등은 법정기준을 지켰다. 이처럼 대부분의 지역대가 지방대육성법 준수에 소극적인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다. 법조항이 단순한 권고사항일 뿐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기홍 의원은 “교육부는 지방대가 지역인재 법정기준을 준수하도록 감독해야 하며 행재정적인 인센티브 방식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