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문화관광형 시장인데 외국인을 비롯한 외부 유입 인구 수요부터 장애 요소로 걸린다. 냉철히 말해 골목상권 살리기와 야간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겠는지 답하기가 어려워진다. 접목하기 좋은 자원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다 야시장 공모사업에 선정돼야 비로소 국비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사업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은 몇몇 군데 시장만이 나설 수 있다. 대전관광을 대표하는 코드로서 야시장 구체화에는 한계가 많다.
한계에 비하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전국 50여개 지자체의 벤치마킹(본따르기) 대상이 되는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은 물론 둘도 없는 성공 모델이다. 하지만 대전에 생기면 그처럼 중국인 등 외국인 단체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할지 장담하지 못한다. 기존 점포 상인의 동의 절차는 오히려 일회성일 수 있다. 부평깡통야시장도 초기에 겪었던 문제다. 야시장 심의에서 탈락했지만 포항 죽도시장과 중앙상가도 같은 일을 치렀다.
야시장이 잘 되는 것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야시장과 기존 상인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공존이 가능하다. 비온 뒤 죽순처럼 대형마트가 서는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더 문제다. 경기도형 문화야시장으로 선정된 양평 물 맑은 시장과 오산 오색시장 등은 이제 발걸음을 뗀 상태다. 전국 최초인 부산 깡통시장야시장의 명성은 당분간 독보적일 것 같다.
잘된 사례 하나만 점찍고 무작정 뛰어들 일이 아니다. 그 안을 채울 내용이 빈약하면 철거 대상으로 지목되는 야시장보다 별로 나을 게 없게 된다. 특화된 내용물 없이 시장 유입 고객이 폭발적으로 느는 법은 없다. 생각해보자. 지자체와 중앙정부, 시장상인들이 애썼지만 전통시장 활성화를 얼마나 이뤘는가. 야시장 역시 같은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묻는다. 타이완의 가오슝 야시장, 태국 치앙마이 야시장, 메콩강변 야시장, 부산의 야시장처럼 매력 있는 도심 낭만 명소로 만들 수 있겠는가. 사업에 선정되면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하는데, 지자체 재정난에 고개가 가로저어진다. 전통시장 활용도를 높이려는 정책에 현실성이 빠지면 안 된다. 야시장 활성화에 지자체와 정부의 손발이 안 맞는 부분은 없는지 먼저 둘러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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