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과학연구소 설문 '군대 인권' 간부-병사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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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과학연구소 설문 '군대 인권' 간부-병사 엇갈린 시선

“좋아질수록 군기 빠진다” vs “보호제도 무용지물” 오늘 인권위 세미나 주제발표

  • 승인 2014-09-15 17:59
  • 신문게재 2014-09-16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28사단 '윤 일병' 사건으로 군대 내 인권문제가 대두된 가운데 '인권'을 바라보는 군 간부와 병사의 인식 차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부들은 인권이 좋아질수록 군기는 나빠지고, 병사들은 인권 보호제도를 무용지물로 인식할 정도다.

16일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학술세미나에서 법무법인 저스티스 황윤상 대표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양대 군사과학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군인 권익보호 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선다.

건양대 군사과학연구소가 지난 7~8월 군 간부(252명)와 병사(511명)를 대상으로 군인 권리보호 및 구제체계에 대한 인권상황 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 간부들의 50.4%는 '병사들의 인권이 개선되면 군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군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44.8%)보다 많았다.

간부들은 또 병사들의 인권수준에 대해, '조금 좋다'(19.8%), '어느 정도 좋다'(45.6%), '매우 좋다'(13.9%) 등 79.3%가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인권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도, 36.1%는 '병사 상호 간의 문제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특히 병사의 인권이 개선되면 간부의 지휘권과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47.6%에 달했다.

다시 말해 간부들은 인권문제가 군 기강이나 지휘권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등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병사들은 '매우 많다'(4.5%), '상당히 있다'(20%), '조금 있다'(41.3%) 등 65.8%가 인권침해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욕설 등 언어폭력이 41.3%로 가장 많고, 비인격적 대우 19.8%, 부당한 얼차려 7.9%, 구타 6.8%, 통신제한 3.3%, 과식강요과 성희롱이 각각 3.0% 등이다.

인권침해를 당할 경우 구제 방법에 대해선, 77.1%가 '알고 있다'고 했지만, 이용한 구제제도는 상담(10.8%), 소원수리(7.6%), 국방신문고(6.5%), 의견건의(4.1%) 등에 그친 반면 67.7%는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나마 제도를 이용한 병사의 20.9%는 조치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않았고 59.7%는 만족도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 만족하지 못한 이유는 '비밀보장이 안 된다'가 19.6%로 가장 많았고 '신고자 신상에 영향을 미친다' 7.2%, '가해자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 6.3% 등이며 60.9%는 이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여전히 군내 병사의 인권침해 사례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반면, 권익보호제도(구제제도)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군법무관 출신인 황윤상 변호사는 “인권 보장과 권익보호제도는 군 기강 확립과 지휘권 보장, 강한 군대라는 개념과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인권 보장과 안전한 병영환경 조성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선진 강군을 육성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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