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시에 따르면 대전도시공사(경영ㆍ기술이사), 대전도시철도공사(경영ㆍ기술이사), 대전마케팅공사(경영이사), 대전시설관리공단(경영ㆍ환경이사) 등 4곳의 상임이사는 7명으로 모두 시 고위 관료 출신이다. 이들은 공모과정을 거쳐 임명된 만큼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관피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편이다.
'관피아' 논란은 오래전부터 불거졌지만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사고 탓에 뜨거운 감자다. 정부에서 '관피아 척결'을 강조하지만 정부 산하기관은 '정피아(정치권 인사)'가 빈자리를 채우는 일도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영이사의 퇴직에 따라 이달 말 공모를 앞둔 대전도시공사는 '관피아'를 경계하면서도 무조건 반대입장은 아니다.
대전도시공사 노조측 관계자는 “시책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인 만큼 의지나 능력에 따라 일정부분 역할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와의 업무적 협조가 삐걱거리면 산하기관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시 고위관료 출신이라고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시와 소통이나 협조가 잘 이뤄진다고 볼 수 없는 만큼 공직생활 보상 차원의 낙하산 인사는 결사반대한다”며 “예전에도 함량 미달인 고위관료가 낙하산으로 내려와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어 굳이 시에서 올 필요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관피아'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일방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측은 부담스런 표정이다. 시민들의 여론이나 정서상 '관피아 논란'에 대한 질타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산하 공기업 임원 인사는 공모절차를 거쳐 해당 공기업 사장이 임명하지만 시장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산하 공기업 사장은 민선 6기 들어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면서 지원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지만 이사 등 임원은 인사청문 대상이 아니다.
시 관계자는 “조직이나 업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생면부지 인사가 임명될 경우 업무파악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시와 연계된 업무협조 또한 문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30년 이상 경험과 경력을 갖춘데다 공모라는 선발 시스템을 거치는 만큼 말도 안 되는 인사가 임명되는 경우는 희박해 '관피아'라는 논란의 틀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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