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은 2% 남짓에 불과해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인식 확산과 함께 적극적인 신고와 상담을 유도할 정책이 요구된다. 대전경찰청이 집계한 지난 1월 설 명절 사흘간 112 일반신고는 1일 평균 1180건으로 평일(1287건)보다 8.3% 감소했다.
반면, 가정폭력 신고는 명절에 오히려 늘어나 설 명절에 112 가정폭력신고는 1일 평균 24.3건으로 평일(15.4건)보다 57.8% 폭증했다. 명절에 가정폭력이 더 발생하는 현상은 이번 추석에도 반복됐다. 6일부터 10일까지 추석 연휴에 112 가정폭력신고는 하루 평균 18.6건 접수돼 연휴 전 평균(15.6건)보다 19% 가정폭력 신고가 늘었다.
신고 내용도 평소 부부싸움이 대부분이었으나, 명절에는 부모-자식, 형제-자매 또는 가족구성원 사이 재산분쟁과 제사ㆍ가사노동이 주된 원인이었다. 특히, 가정폭력은 명절에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었다. 여성가족부와 대전시가 함께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대전센터'에 2012년 4348건, 2013년 6345건씩 가정폭력 상담이 접수됐다.
또 올해 가정폭력을 경험한 피해자가 여성긴급전화 1366대전센터에 도움을 요청한 사례도 전반기 6개월 동안 4052건에 달했다. 이는 가정 내 부부 또는 자녀, 형제자매 사이에 신체적ㆍ정서적ㆍ경제적ㆍ성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 가정폭력 피해에 대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봤다는 응답은 여성 2.4%, 남성 1.1%에 불과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가정폭력을 반복적으로 저질러 입건된 가족 구성원 중 8명은 올해 구속되기도 했다”며 “신고가 접수된 가정폭력은 건강가정지원센터나 1366, 가정폭력상담소와 함께 재발방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감추기보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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