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24년간 운영해온 한밭문화제 속에는 '대전'하면 떠오르는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위한 노력이 배어있다.
지난 1991년부터 10여년 넘게 시도돼온 과학제 행사가 지역을 상징하는 축제로 자리잡고 있었지만, 대전시는 기회를 방치시키고 있다.
지난 1991년 제 9회 축제에서는 처음으로 한밭문화제 일원으로 과학제 행사를 확대 개최했다.
전국과학전람회(국립중앙과학관), 자연과 인간과 과학의 조화전(국립중앙과학관), 천문우주과학의 발달사 교육(국립중앙과학관), 미리보는 미래과학 순회 관람전(26개 연구소), 천체 관측회(천문우주과학 연구소)등과 과학단체들이 참여하는 로켓발사대회 등 과학체험행사 등도 국립중앙과학관 등에서 개최됐다.
그 다음해에는 한국표준연구소 등 7곳의 정부출연연구소에서 '미리 보는 미래과학'이란 주제로 전시 및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대전지역 문화와 과학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1993년 대전 엑스포를 통해 전국민에게 보여준 한밭문화제는 전국민에게 '대전=과학' 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1998년 열린 '전통을 찾으며, 미래를 밝히며'라는 주제를 내걸고 개최한 한밭문화제는 문화와 과학을 융합해 대전을 가장 대표한 문화축제로 기록되고 있다.
문화원연합회가 중심이 돼 이어온 민속예술 및 민속놀이 등의 계승축제 밑바탕에 과학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문화와 과학적 첨단 연출기법이 결합된 '대전 판타지'로 작품화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과학놀이, 과학전람 프로그램, 과학연구기관의 참여 프로그램, 엑스포 공원을 축제장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 등 문화와 과학이 결합되는 축제로 출발시키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이러한 한밭문화제가 사라지면서 각 구별로 테마형축제와 문화산업형, 홍보성 축제 등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났고, 지자체장이 바뀔때마다 축제가 생겼다 사라지다를 반복하며 대전다운 문화 축제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대전은 지역의 상징인 과학을 앞세운 대중적인 문화축제가 없는 형편이다. 얼마전 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아티언스 대전'이 과학도시 대전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표준연구원 한곳에서 진행되다 보니 접근성이 약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사지는 못했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동안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축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면, 오늘날 대전은 아마도 과학과 문화예술이 결합한 도시로 명성을 이뤘을 것”이라며 “훌륭한 기반이 있지만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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