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된 그대로 앞이 꽉 막혀 체증을 보이는 지역현안이 수두룩하다. 탐색 성격을 보인 지난달 실무회의에 비쳐 흡족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예단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럼에도 상징적 선언을 넘어서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가능한 부분부터 공동 이익과 발전의 큰 틀에서 접점을 찾아야 할 듯하다.
'다른' 지역이 아닌 '같은' 충청권이라는 의식을 갖고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세종시 현안의 경우를 들면 국회 분원이나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 문제는 세종만이 아닌 전 충청권을 아우르는 효과가 있다. 제2수도권의 꿈을 키우고 있는 충청권은 크게 보고 길게 내다보는 호혜의 자세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기능지구 역할 등을 놓고도 벌인 신경전을 이제는 협력으로 돌려놓을 시기가 왔다.
첨예한 대립각을 없애더라도 결과 도출이 쉼지 않은 현안은 물론 많다. KTX 역사 등 충청권 자치단체끼리 상충됐던 공약을 포함해 만만찮은 의제들이 그것이다. 정치적 성격을 배제한다 해도 정당과 지역을 초월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 발 물러나 머리를 맞대면 현실적 타당성뿐 아니라 경제성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자치단체끼리 썼던 지역이기주의라는 말은 쓰이지 않길 바란다.
유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충청권은 한 공동체나 다름없다. 명품 세종시, 과학벨트, 내포신도시 기반 구축 지원, 충청권 광역교통만 확충 등도 어느 한 군데만 머무는 현안이 아니다. 예컨대 미래창조과학부 이전 등은 국토 공간성, 교통 물류의 중심성을 확장하면 지역발전을 넘어 국가균형발전과 직결되는 일이다. 이번 협의회가 '막힌 현안을 뚫어내는 돌파구'가 되길 기대하는 이유의 하나다.
중장기적으로 충청권이 그려 가야 할 그림은 세종시로 인한 공동화보다 더불어 상생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선거구 증설과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처럼 지속적으로 공동 대응할 현안이 얼마든지 있다. 지금 가장 피해야 할 단어는 '근시안적', '불협화음'이다. 대신, '상생'과 '시너지', '대승적'이라는 수식어가 절실할 때다. 불씨만 잘 살려도 절반의 성공이겠지만 성과를 내야 한다. 제25회 충청권 행정협의회가 신뢰를 회복하면서 걸림돌을 치워가는 과정이 되길 바라며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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