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계와 예술단체, 시민들은 대전시민문화의 명맥을 이어왔던 한밭문화제가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전시는 새로운 개선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밭문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유보를 결정했다.
대신 분야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한밭문화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전의 대표 축제로 키워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는 선비축제, 전문예술축제, 혼합형 축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주제를 결정하기 위해 10여 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각 단체와 예술인들의 의견이 엇갈려 단일안 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06년 의회에서 예산 삭감이 시작된 이후로 2007년 대폭 예산 삭감이 진행되면서 사실상 한밭문화제 개최를 중단하게 됐다. 이후에도 개선안으로 H20 축제를 열고, 다양한 축제들이 개최되고 사라지고 있지만 한밭 문화제 복구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밭문화제는 지난 1983년 제1회 한밭제로 출발했다. 대덕군의 유성과 회덕, 구즉, 진잠이 대전시로 편입하면서 시민화합이 필요했고, 그 일환으로 한밭제 축제행사를 열기로 했던 것.
온 시민이 참여해 화합 축제 성격으로 개최됐던 한밭제는 체육행사와 민속체육행사, 백일장, 연극공연, 시민 위안잔치 등 다양한 형태로 열렸다.
1989년 대전 직할시 탄생이후에 한밭제를 한밭문화제로 명칭을 바꾸고 시민축제의 전통을 잇자는 이유에서 7회부터 계속 이어가게 된다.
지난 2007년까지 무려 24년 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시민들의 화합은 물론 향토적 특성이 반영되고, 과학과의 접목 등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변화 발전돼 왔었다.
지역 문화단체들은 작은 군소 도시들도 지역의 대표 문화제가 있지만, 대전지역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 문화제가 없다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오랜 역사를 가진 한밭문화제를 없애는 것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초 유보 취지가 개선이었던 만큼 유지하면서 개선하는 것이 맞다. 한밭문화제의 복귀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역 문화계 인사는 “한밭문화제가 고리타분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화행사와 과학과의 접목 등도 한밭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이어갈 수 있다”며 “전통있는 문화제가 있음에도 이를 버리고 새로운 것만 찾아서는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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