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ㆍ군별로는 청양군, 금산군, 예산군의 자살률이 가장 높았다. 이 같은 높은 자살률에도 관련 예산은 쥐꼬리 수준이다. 도에서 올해 자살예방 사업에 직접 편성한 예산은 4억 4000만원이다. 이중 도 광역정신보건센터 운영비로 3억 8400만원 상당이 쓰인다.
도내 15개 시ㆍ군은 이 부분에 모두 합쳐 9억 2600만원 상당의 예산을 편성했다. 국가 차원의 지원도 다르지 않다. 보건복지부에서 자살 예방 관련 예산으로 쓰는 예산은 한 해 15억원에 불과하다. 대신 정신건강 차원에서 폭넓게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 담당자의 생각은 다르다.
일선 현장의 자살예방사업 담당자는 “이 정도 예산은 자살 예방활동에 손도 대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한다. 행정적 지원도 미흡하다. 지역의 한 정신보건센터 관계자는 “경찰서나 지자체에 자살 관련 정보들이 수집되지만 일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쉬쉬하고 센터로 정보를 안 넘겨준다”며 “기관들은 민감성이 떨어지고 항상 뒷수습만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에서도 자살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도내 5000여명의 생명사랑지킴이 위촉 후 실질적 활동 미흡, 유관 부서ㆍ기간 관 협력 미흡, 자살예방 인프라 및 재원 부족 등도 해결해야 할 사항으로 파악했다.
충남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농ㆍ어촌 지역에 경제가 어려운 노인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12년 통계를 살펴보면 도내 746명의 자살 사망자 중 39%가 노인이다. 도내에는 32만 195명(지난해 말 기준)의 65세 이상 노인이 살고 있으며 이중 독거노인은 8만 8291명이다.
전문가들은 자살에는 정신적 측면의 원인도 있는데,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는다면 우울증 등 정신병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도내에서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로 등록, 관리되는 인원은 현재 6167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적지 않은 독거노인들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도 관계자는 “여전히 상위권이긴 하지만 도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 지난해 자살률은 전년도 대비 다소 감소했다”며 “마을마다 자살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도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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