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자체 복지 디폴트 빈말 아니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지자체 복지 디폴트 빈말 아니다

  • 승인 2014-09-03 18:29
  • 신문게재 2014-09-04 17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3일 지방정부의 파산을 의미하는 복지 디폴트(지급 불능)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과중한 복지 비용에서 비롯된 만큼 재정 지원으로 풀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상황을 종합할 때 한낱 자치단체장들의 엄포나 엄살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한폭탄 같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다.

협의회가 제시하는 요구는 폭증하는 복지 부담금에 대한 조속한 추가 지원이다. 자력 부담을 감당하기 힘든 절박함 때문이다. 재정자립도가 악화되는 상황에 사회복지비 증가율은 매년 널뛰듯 뛰고 내년 추가 부담은 더 늘어난다. 그런데 중앙정부 차원의 답변은 지방의 요구와 엇박자를 보인다.

지금 지방재정의 고갈은 세수 등 자체 재원 확보가 극히 제한적인 데 있다. 세출구조조정 등 지방정부 재원 확보 노력만 갖고는 한계가 있다. 일부 광역과 기초지자체 간 배분이 불합리한 경우는 있지만 이 역시 보편성을 띤 원인은 아니다. 복지비 부담이 기초단체 수용 능력을 초과한 점이 사안의 본질이다.

이번 협의회의 촉구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공개 불만 표출 성격인 것은 맞다. 이 어려움에는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복지공약 경쟁이 전가된 성격도 들어 있다. 그렇다고 중앙과 지방 간 갈등이나 부담 떠넘기기로 흘러서는 안 된다. 지방재정 위기를 방만한 운용 실태로 화살을 돌리는 데서 벌써 그런 징후가 보인다.

대안은 보다 현실적이어야 한다. 국고보조율 상향, 지방 소비세율 인상을 통해 중앙이 지방의 애로를 덜어주는 쪽이 해법으로서 더 맞다. 복지 수요는 고령화 추세 등으로 계속 늘어난다. 전국 226개 시ㆍ군ㆍ구 중 125곳이 지방세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한다. 지방 재정 부족은 무상보육 등 어느 하나에 원인을 돌릴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이다. 이대로 복지 비용이 늘어나면 지자체 안전 예산이 펑크 날 일까지 생길 수 있다.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폭증하는 지자체 부담금을 재정비해야 한다. 언제까지 중앙정부에 손 벌리는 형식으로 갈 수는 없다. 지방 예산 증가율이 복지 지출을 따라잡지 못하는 게 문제의 근원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앙-지방 간 재원 조정을 포함해 국비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복지사업 판을 새로 짜는 게 최선일 것 같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