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의 청소대행사업비 미지급으로 직원들 인건비 조차 못 줄 형편인데다 이에 따른 재정적 영향으로 다른 사업 추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노조는 4개 구청이 대행사업비 미지급액 즉시 지급과 추경예산 반영 여부 등에 대한 회신을 4일까지 요구한 상태로, 책임 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일 대전도시공사 노동조합과 환경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청소대행사업비 미지급액은 동구 110억3700만원, 중구 40억9700만원, 서구 51억5400만원, 대덕구 5억3200만원 등 208억2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 추세면 올 연말 체납액은 337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대전도시공사의 청소대행사업비중 80% 이상이 인건비성 경비다.
4개 구청이 200억원이 넘게 체납함에 따라 대전도시공사는 채권발행 등 빚을 내 인건비를 지급하는 실정이다. 대전도시공사는 4개 구청이 종량제 봉투판매나 음식물쓰레기 납부필증 등의 판매액 조차 지급하지 않고 다른 예산으로 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정부합동감사에서는 '체납이 발생한데다 막대한 이자까지 대전도시공사가 감수하는 것은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아니다'는 취지로 지적을 받아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의견이 요구된 상황이다. 대전도시공사 노조는 최근 4개 구청에 체납된 청소대행사업비 즉시 지급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4일까지 책임 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단체행동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도형남 대전도시공사 노조위원장은 “전국 220여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유독 대전만 청소사업대행비를 체납해 대행 기관인 공사의 경영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직원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만큼 미지급액을 즉시 지급하고 추경예산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또 “구청이 같은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악용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이번 기회에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미지급액 규모가 더 커지면 해결하기 어렵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치구 관계자는 “복지예산이 급증해 이에 따른 부담으로 청소사업대행비 지급이 계속해서 미뤄졌다”며 “추경예산 편성에 일부 예산이라도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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