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파행 석달째, 서구의회 이대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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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파행 석달째, 서구의회 이대로 안된다

  • 승인 2014-08-31 16:38
  • 신문게재 2014-09-01 6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 강우성 기자
▲ 강우성 기자
“파행의 시작은 손혜미 의원의 탈당과 야합한 새누리당에게 있는 것 아닙니까? 이 야합 때문에 의장선거에 동수가 됐고, 우리는 사전후보등록제의 취지를 살리고자 의장후보가 사퇴한 겁니다.” “시합에서 뛰고 있던 선수가 자기에게 불리하다고, 뛰쳐나가면 시합포기 아닌가요?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장 선거의 결과를 인정하면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갈 의향이 있습니다.”

여야 각 당 서구의원들의 파행 원인에 대한 인식이다. 각자의 입장만 앞세운 이들의 말에는 의장직 등 자리싸움에만 매몰돼, 정작 유권자이자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는 없다.

공천한 당협·지역위원장, 시당 등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잘못은 상대방에게 있고, 자당 구의원들이 해당(害黨) 행위를 하지 않고 있는데, 왜 우리가 양보해야되느냐는 입장이다. 자기합리화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일로서 보답할 기회를 달라고, 유권자들을 위해 일하는 의원들이 되겠다는 약속은 이미 잊혀진 듯 하다. 일부 구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열리는 체육대회와 부녀회 모임 등에 참석하고, 구청 주최의 대외행사에 내빈으로 자리하는 등 방약무인(傍若無人)한 행보마저 보이고 있다.

과거 '식물의회', '막장의회'라 불리며 비난의 대상이었던 제5대 대전시의회도 조례 논의 등 의정활동만큼은 이어갔다. 그러나 현 서구의회의 행태를 보면 주민은 없고, 지방의원과 자리만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 구민들의 살림살이는 풍년과 수확을 기뻐해야할 추석이 다가옴에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명절맞이로 분주해야할 손님은 보이지 않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진열해도 좀처럼 나가지 않는 것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는 것이 현 재래시장의 풍경이다.

그럼에도 구의원들은 자리싸움에나 매달리고, 자기 자리를 내세우고 자랑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정치는 실종된 지 이미 오래고, 구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서구의회다. 오만불손하고 이전투구나 일삼는 이들의 행위를 더는 용납해서는 안된다. 이들의 행사 참여나 기관 인사를 거부하고 의회 정상화에 매진할 것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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