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어린이집에서 원장과 보육교사, 조리, 운전까지 1인 4역을 하면서 보육교사에게만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아챙겼다는 이유에서다. 다시 말해 급식준비와 하원을 위한 운전시간은 보육교사로 근무한 시간이 아님에도 보조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유성구청은 영유아보육법상 보육교사 근무시간은 평일 8시간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에 따라 김씨가 보육시설 종사자의 배치기준을 위반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보조금 412만원 환수처분과 과징금 1260만원, 6개월 원장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불복해 대전시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심위는 과징금과 원장자격정지 기간을 감경했지만, 구청의 조치에 대해선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A씨는 점심 준비와 운전 때문에 원아들을 직접 돌볼 수 없는 시간에는 다른 반에 분산ㆍ통합해 그 담당 보육교사에게 돌보게 하면서도 틈틈이 자신도 보육을 거들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택했다. 즉, 식사준비나 통학버스 운전도 보육업무의 일환으로, 원장으로 전임하면서 보육교사로 하루 8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봐야 한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구창모)는 A씨가 유성구청장을 상대로 낸 원장자격정치 등 처분 취소소송에서, '구청이 A씨에게 한 처분은 모두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우선, 20명 이하 어린이집은 원장이 보육교사를 겸임할 수 있어 원장 전임 의무가 아니고, 40명 미만의 경우 취사부 고용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어 보육교사가 직접 급식을 조리해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급식 조리와 제공 역시 보육교사가 담당할 보육업무의 하나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고, 통원차량 운행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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